두타연 맑은 물과 산양의 해맑은 눈빛

왕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8 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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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뢰, 분단, 고립, 통제 속 천혜의 자연림
- 우렁차게 흐르는 맑고 풍부한 물길
- 녹슨 철모 사이로 피어난 풀잎, 분단을 치유하는 힘
- 산양의 눈에 비친 평화의 노래

[티티씨뉴스 양구=글·사진 왕보현 기자]

▲ 두타연은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 산양이 자유롭게 뛰놀고 2급 열목어가 서식하는 청정자연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수입천이 북녘 땅과 DMZ 일대를 굽이쳐 흐르다 남녘의 파로호로 들어간다.

 

두타연은 금강산에서 발원한 수입천 지류의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방에 위치한다. 금강산까지 불과 32km 지점 길목이다. 양구(楊口)는 버드나무 양(楊)에 입 구(口)를 써 ‘금강산 가는 길목에 버드나무가 많은 고을’ 이라는 뜻이다. 양구군에는 예부터 버드나무가 많았다. 두타연 물가 좌우에는 어린 버드나무로 부터해서 자연적인 원시림이 산 정상까지 해발 고도에 맞춰 이어지고 있다.

 

▲ 두타연은 한국전쟁 이후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50여 년간 출입이 통제되어 사람의 관섭이 배제되었던 곳이다


두타연은 한국전쟁 이후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50여 년간 출입이 통제되어 사람의 관섭이 배제되었던 곳이다. 양구군 동면 비아리와 사태리의 하류이기도 하며 주위의 산세가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자연생태관광코스로 2003년부터 개방되었다.


▲ 두타연 문화유산해설사(왼쪽)가 관광객들에게 두타연 일대를 설명하고 있다.

두타연 가는 길은 까다롭다. 두타연은 DMZ 안에 있기 때문에 사전신청을 해야 한다. 개별입장은 불가다. 민통선 내에 있는 이유로 출입신청을 해야 관광이 가능하며 하루 오전 3회, 오후 3회만 출입이 가능하다. 금강산가는길 안내소에서 신원확인을 마치고 육군 이목정부대 장병들의 차량점검까지 마쳐야 출입이 시작된다. 이제는 절차가 간소화 되어 하자하지 않는 조건으로 본인의 차를 이용해 두타연 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 두타연 출입을 위해서는 안내소에서 출입신청서(서약서)작성하고 신분증 제시하여 출입증(GPS확인기)를 받은 후 군 부대(이목정초소)의 차량 점검 및 서약서 제출 후 입장이 가능하다.

 

초소를 지나면 비포장도로 양편으로 녹슨 철조망에 ‘지로’라고 쓰인 역삼각형 경고 푯말이 이어진다. 분단의 현실과 전쟁의 상흔을 떠올린다. 상념이 이어질 무렵 두타연주차장에 도착한다. 대기하고 있던 문화해설사들이 두타연의 자연과 역사에 대해 설명한다.
두타연은 천 년 전 두타사란 절이 있었다는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두타연의 주변으로는 관찰데크, 두타정, 조각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다.
두타연 탐방 절차는 많이 간소화 되었다. 지정된 탐방로에 한해 해설사의 동행없이 개별 탐방이 가능해졌다.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국내 최대의 열목어 서식지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금강모치, 쉬리, 배가사리, 돌상어, 미유기, 꺽지의 집단 서식처로 확인되었다.
높이 10m의 계곡물이 떨어지는 폭포 아래 형성된 두타연은 20m의 바위에 둘러싸여 있으며, 오른쪽의 암벽에는 보덕굴이라는 3평 정도의 굴이 있다.

 


두타연 주변엔 총 3㎞에 이르는 생태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탐방로는 대부분 흙길에 매트가 깔려있다. 오르막길 등에는 나무데크가 설치돼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물가엔 미루나무가 주를 이루고 버드나무, 오리나무, 신갈나무, 물푸레나무, 신나무 등 활엽수들이 대부분이다.

  

▲ 두타연 맑은 물이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탐방로 좌우엔 철조망이 이어진다. 철조망 군데군데에 녹슨 철모와 포탄 탄피, 지뢰 등을 모아뒀다. 탐방로 조성 당시 실제 출토된 것들을 그대로 전시한 것이다. 현수교인 두타교 출렁다리를 건너며 발 아래를 흐르는 시원한 계곡 물소리와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한다. 한편으로 분단과 대결의 아픔으로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온다.
▲ 천혜의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두타연에는 지금도 지정된 길 이외에는 녹슨 철조망과 출입을 금한다는 역삼각형의 지뢰푯말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다.

두타연 지역은 인적이 워낙 드물다 보니 천연기념물 산양도 주변 경계를 풀고 먹이를 먹는 모습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 한반도 지형을 닮은 두타연 물길은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답게 맑고 차다. 냉수성 토종 어종인 금강모치, 쉬리, 배가사리, 돌상어, 미유기, 꺽지의 집단 서식처로 확인되었다.


기자가 탐방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 왔을 때 어린 산양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셩계를 늦춘 산양을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 클로즈업 했다. 산양의 해맑은 눈동자에서 자연보호의 필요성과 분단의 아픔이 함께 비쳤다. 인간의 간섭이 없을 때 자연은 스스로 회복된다. 그러면서 산양은 철책으로 막히고 지뢰로 숨겨진 폭력이 사람은 물론 동물들의 왕래를 막고 있는 분단의 슬픔에 대해 항거하고 있다. 

어서 자연을 회복하라고... 

어서 평화를 이루라고...

▲ 두타연 관광지 일원은 국내외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 멸종위기종 1급)이 서식하고 있다.

 

▲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을 두타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생태자원의 보고(寶庫)다. 도로변 곳곳에는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숲과 생태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 두타연은 한국전쟁 이후 50여년 만인 2003년부터 제한적으로 개방했다. 이곳은 하루 여섯 차례에 걸쳐 평일 400명, 주말 및 공휴일과 성수기에는 최대 800명까지 출입이 가능하다. 금강산가는길 안내소를 시작으로 전투위령비~조각공원~두타정~두타사 옛터~징검다리~출렁다리~두타연 폭포 구간인 생태탐방로를 관광하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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