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세기 건립 거대한 석탑 있는 ‘왓 체디 루앙’ 인상적
- 태국 북부의 유기 공동체, 펀펀 채식 레스토랑
[티티씨뉴스 치앙마이(태국)=진보대 기자]
이곳은 빨래방에도 도우미 여직원이 있다. 말없이 차분하게 세탁기 조작과 건조 후 빨래 정리를 도와준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보기도 좋고 고마워서 방문할 때마다 약간의 팁을 지불했다.
오늘은 여직원이 한글 기념 수건 한 장을 내밀며 가져가라 한다. 월셋방에 걸레도 없고 해서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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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북부의 유기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펀펀 채식 레스토랑 |
어제는 하루 종일 성스러운 공간을 찾아 다녔다.
이곳에서 성지라 명명 되려면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든지 또는 덕이 충만했던 고승이 도를 닦던 곳이든지 신자들의 시주를 통해 멋진 부처님이 모셔 있든지 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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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펀레스토랑의 점심식사 |
거대 탑이 있는 ‘왓 체디 루앙’, 사자 부처님이 모셔 있는 ‘왓 프라싱’, 진신사리가 모셔 있는 ‘왓 수안 독’ 순으로 다녀왔다.
관광 시간은 꼼꼼하게 살펴보고 왓 수안 독 사원 안에 있는 펀펀 유기농 채식 레스토랑에서 식사까지 해서 4시 조금 넘었다. 전체 관광 루트는 경복궁에서 서울역까지 걸어서 30분 내외였지만 차량을 가지고 다닌 것이 아니고 뚜벅이로 중간 중간 차라도 마시면서 휴식하며 다니면 5시간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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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기 건립된 거대한 석탑이 있는 왓 체디 루앙 |
비록 무너졌지만 14세기 건립된 거대한 석탑이 있는 왓 체디 루앙이 인상적이다. 대웅전은 크고 화려했고 매표소 앞 치앙마이 주와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정령과 같은 ‘사오 인타킨’ 돌기둥이 모셔진 전각의 불화는 불교적 지식이나 치앙마이에 대한 사전 이해가 없어도 누구나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들도 누구도 모르는 이유로 여인들에게는 전각의 출입이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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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 체디 루앙'에는 치앙마이 주와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정령과 같은 돌기둥 '사오 인타킨' |
입장료를 지급하지 않고 몰래 들어와 혹 벌 받을까봐 대웅전 한 가운데 우리네 등 달듯 십이지 동물을 은박으로 밖아 놓고 거기에 이름을 올려 복을 비는 뭐 그런 거를 달아 놓았다. 이름은 특정하지 않고 각 동물 전부에 세상 모두라 써 넣었으니 세상 전체가 복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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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 체디 루앙'에는 치앙마이 주와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정령과 같은 돌기둥 '사오 인타킨' |
다음 방문한 곳은 왓 프라싱인데 사자 부처님이 모셔 있고 입구 오른쪽 전각이 란다문화 건축의 정수를 볼 수 있다는 호 트라이라는 장격각이 있는 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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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 프라싱'의 사자 불상 사자는 없고 부처님이 사자 부처님인데 부처님은 역시 어떻게 해 놓아도 자비스러운 모습은 달라지지 않는 듯하다. |
지금은 장경각이 아니라 잡동사니 창고로 이용하는 듯하다. 그리스 사원에 란다양식의 지붕을 올려놓은 듯한 2층 전각으로 삼겹 지붕으로 되어 있는 란다건축과 돌로 건축된 그리스 사원 양식(?)이 잘 어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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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각 |
프라싱 사자는 도를 깨우치면 사자처럼 당당할 수 있다고 해서 사자가 있다고 했는데 사자는 없고 부처님이 사자 부처님인데 부처님은 역시 어떻게 해 놓아도 자비스러운 모습은 달라지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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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다는 왓 수안 독 |
개인적으로 가장 볼 것이 없다 느낀 절은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다는 왓 수안 독이다. 진신사리가 모셔 있다는 사리탑은 48m나 되는 큰 규모였지만 공사중이라 볼 것이 없었고 내가 불자도 아니니 사리 옆을 지나도 어떤 울림이 없었다.
이 절에는 마하출라 롱콘 불교대학 치앙마이 캠퍼스가 위치해 있지만 언어 장벽으로 젊은 학승들과 부타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하지만 태국 북부의 유기 공동체 운동을 하는 곳에서 운영하는 펀펀 채식 레스토랑이 나의 성지 순례의 미흡함을 가득 채워주었다. 인테리어 뭐 그런 것은 내세울 것이 없는 그냥 동네 식당 분위기였는데 분필로 찍찍 갈겨 써 놓은 글들이 성지순례를 마치고 온 나에게 “너 이번 여행 어떤 의미로 하니? 이번 일탈이 너에겐 어떤 의미인지 생각은 좀 하니?” 하는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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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펀 채식 레스토랑의 게시판 |
증오, 폭력, 고통으로 부터 자유하고 행복하고 위험으로 부터 세상이 보호 받기를 원한다. 밥집의 구호로는 좀 거창했지만 온유하고 겸손한 예수님 마음에 온전히 합치고자 하는 자에겐 밥 먹기 부담되지만 왜 밥 먹고 바둥 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이 증오, 폭력, 고통으로 부터 자유하고 행복하고 위험으로 부터 보호 받기를 간절히 원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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