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씨뉴스 성남=글·사진 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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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뒤로 붉은 해가 넘어가고, 7시가 지나자 짙푸른 서쪽 하늘 위로 두 개의 별이 반짝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금성과 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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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저녁 신비한 우주드라마가 펼쳐졌다. 저녁 7시 반경 경기도 성남 남한산성 수어장대 처마 위로 금성과 목성이 나란히 관측되었다. 오른쪽 위 밝게 보이는 별이 금성(샛별)이고 아래 보이는 별이 목성이다. |
2일 저녁 서울시내와 한강 유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금성과 목성의 만남을 함께 했다. 금성과 목성은 노을이 가시고 어둑어둑해진 초저녁 하늘에 마치 연인들처럼 근접해 밤하늘에서 함께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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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 주 동안 밤하늘에서 가장 밝았던 두 행성인 금성과 목성이 근접해 빛나고 있다. 2일 저녁 금성과 목성은 보름달 크기인 0.5도까지 근접하여 육안으로 관측 시 두 행성이 거의 붙어 보인다. |
목성의 원반은 금성보다 거의 3배 더 넓게 보이지만, 금성에 비해 밝기는 5분의 1 밖에 안 된다. 두 행성의 밝기 등급은 각각 -3.9와 -2.1이다. 두 행성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목성의 4대 위성(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도 볼 수 있으며, 금성의 위상까지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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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 1도 정도씩 가까워지고 있는 두 행성이 드디어 2일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만큼 가깝게 접근했다. |
두 별의 만남은 밤 9시까지 이어진 뒤 이후 고도가 낮아지며 지평선 아래로 사라졌다.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만큼 가깝게 접근했다. 하루에 1도 정도씩 가까워지고 있던 두 행성이 드디어 2일 가장 가깝게 다가왔다. 물론 실제로 가까워진 건 아니다. 두 행성의 공전 궤도상 경도(황경)가 거의 같은 지점에 이른다는 뜻일 뿐이다. 이를 천문학에서는 합이라고 부른다. 망원경으로 보면 목성의 거대 위성까지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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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저녁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본 서울 야경, 왼쪽 하늘 위(원 안)에 점처럼 보이는 두 별이 금성과 목성이다 |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만큼 가깝게 접근한 것은 2016년 8월 28일 이후 7년 만이다. 앞으로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 이하의 간격으로 가깝게 접근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17년 후인 2040년 9월 2일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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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8월 6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아래부터)금성, 목성, 초승달(사진=NASA제공) |
금성의 공전 주기는 7.5개월(225일), 목성의 공전주기는 11.8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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