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노점상이 사라졌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확대 첫날

왕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0-09-08 1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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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길 끊어진 명동 아직 적응안돼
- 종업원들 무료하게 앉아 휴대폰만 쳐다봐
- 종로3가와 강변역 포장마차도 자취감춰

[티티씨뉴스=왕보현 기자]

예년 같으면 포장마차, 푸드트럭, 거리가게 등 노점상이 가득한 거리에 관광객과 시민이 뒤엉켜 있어야 할 오후 7시 명동은 한산했다. 

▲ 명동에서도 화려하기로 제일 가던 옛 구두골목(명동8길)에 발길이 끊어지며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명동의 밤을 장식하는 포장마차와 거리가게들은 중구 회현동 보관소에 지난 4월 이후 발이 묶여 있다. 
▲ 명동거리에 노점상이 사라졌다.
보관소 관리인은 “평상시에는 오후 3~4시에 장사 준비를 시작해 자정 전후까지 휴일도 없이 영업하던 상인들이 지금은 막노동을 하거나 다른 일을 찾아 나선 것 같다”고 귀뜸한다. “올 초 코로나가 처음 유행할 때만 해도 장사를 했었는데 하루 장사를 해도 1만 원 벌이도 안된다며 4월부터는 노점상들이 장사를 그만두었다.”며, “덩달아 보관료 월 15만 원을 10만 원으로 내렸지만 이마저도 4월부터는 내는 상인이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노점을 처분할 수 없어 우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 명동의 밤을 책임지던 노점상이 보관되어있는 중구 회현동의 보관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거리가게들. 언제 다시 퇴계로 건너 명동으로 장사 떠날 수 있을지 관리인의 한숨이 깊어간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적용 범위가 확대된 첫날인 7일 저녁 명동은 일찌감치 인적이 끊어지고 있었다. 평소 노점상으로 불야성을 이루던 명동길은 차량통행 금지 표시가 무색할 정도로 한가했다. 10호 태풍 마이삭이 동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뿌린 비바람이 인적 끊어진 명동을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진 명동에는 임시휴점이나 임대 안내문이 걸린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번영을 상징하는 명동의 화려함은 찾아볼 수 없다. 곳곳에 일찍 영업을 마친 상점들 사이로 아예 ‘임대’나 ‘임시휴업’ 안내문을 내건 곳들이 눈에 띄었다. 명동파출소 앞에서 담배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노점을 하는 김 모(54)씨 “명동에 사람이 이렇게 없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한때는 중국어가 공용어라고 할 정도 중국 관광객은 물론 전세계 인종 전시장을 방불했었는데 5달 넘게 불 꺼진 명동이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고 했다.
▲ 화려한 명동의 상가들엔 종업원들이 폐점시간을 기다리는듯 무료하게 점포를 지키고 있다.
상인들의 호객소리 끊어지고 을씨년스러워진 명동의 상가에는 종업들만이 무료하게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오후 8시 저녁 식사를 위해 명동에서 만 50년 이상 칼국수를 판매하는 식당에 들어갔다. 손 소독과 발열 체크 후에 QR코드로 출입자 등록을 하고서야 입장이 가능했다. 거리두기를 위해 칸막이가 되어 있었다. 여기는 그래도 형편이 좋네요. 종업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는 그래도 손님들께서 오십니다. 예년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른 집에서는 손님이 없어 종업원들을 줄이거나 문을 닫고 그러는데 우리는 참 감사합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이제 명동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 비오는 날이면 서민들은 빈대떡 한장 부쳐놓고 삶의 애환을 이야기하던 낭만도 함께 사라졌다.
▲ 골목과 한옥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매력을 풍기는 곳으로, 남녀노소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익선동의 한 선술집에도 1층에만 손님이 있다.
기자는 다른 곳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종로3가 국일관 골목과 송해거리를 찾았다. 이 시간이면 주당들로 북적일 시간인데. 비 오는 날이면 즐겨 찾는 빈대떡집에도 빈자리만 넘쳐난다. 동서울터미널 부근의 포장마차촌도 일주일째 문을 닫았다. 퇴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발걸음만 분주하다.

동서울터미널 앞 포장마차들은 사회적거리두기2.5단계가 시행되며 일제히 철시했다. 7시에 문을 열어 9시까지 2시간을 영업하려면 도무지 답이 안나온다는 것이 상인들의 이야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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