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씨뉴스=글·사진 왕보현 기자]
▲ 안병옥 이사장은 “21세기는 탄소중립 시대이다.”라고 강조한다. “기후 위기를 막지 못하면 경제발전은 물론이고 공동체의 평화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지금 우리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있다. 기후위기라는 초유의 도전 앞에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10년 간 새로운 가치의 절반 이상이 데이터와 플랫폼에서 창출될 것이라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전망한다.
“21세기는 탄소중립 시대이다.”
안병옥 이사장은 단호하게 말한다. “기후 위기를 막지 못하면 경제발전은 물론이고 공동체의 평화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탄소중립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며, “저탄소 산업구조와 생활방식으로 전환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다”고 강조한다.
▲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사진)은 환경부 차관 출신으로, 환경·기후 변화 분야에서 이론과 실천력을 겸비한 학자로 꼽힌다. 안 이사장은 서울대 해양학 학사, 해양생물학 석사,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에서 응용생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제16대 환경부 차관 등을 지냈다. 이후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 국회 기후변화포럼 부설 기후변화정책연구소장, 환경보전협회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12월 31일 제5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
안병옥 이사장은 대학에서 해양학과 생태학을 전공한 과학도로서 독일 유학을 통해 박사과정을 마친 후,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안을 추구하는 환경운동가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에너지 대안포럼 등 시민단체에서 일하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하고 적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태안 기름유출 사태의 복구를 위해 자발적인 시민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 정부 초대 환경부 차관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4대강 건강성 회복, 물관리일원화 실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등 국민적 관심이 크고 중대한 사안의 해결을 위해 소통하며 대안을 모색했고 성과도 거뒀다.
NGO(비정부기구)와 정부를 오가며 환경정책을 다루었던 경험은 정책과 현장을 연결해 발전적인 환경현안 대응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국가 탄소중립 선도라는 큰 숙제를 받은 환경공단의 운영에 국민이 참여하고 실행하는 주체가 되어 2050 탄소중립 완수에 전력하고 있다.
티티씨뉴스는 환경·기후변화 분야에서 이론과 실천력을 겸비한 학자이자 시민운동가로 알려진 안병옥 이사장을 최근 인천 서구 경서동 환경공단 이사장실에서 만나 한국환경공단의 수장으로 지난 6개월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아보았다.
▲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환경 전문기관인 환경공단의 주요업무는?
▲ 환경공단은 상하수도 시설 설치·운영관리, 수생태복원 및 수처리시설 설치지원사업, 환경에너지화시설 설치지원사업 등 환경시설에 대한 설치, 운영,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환경영향 평가서 검토 사업도 수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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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오른쪽)이 지난 6월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43회 국제환경 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엔벡스 2022)’에 출품된 국내농촌 영농폐비닐을 재활용한 탄소저감형 멀칭필름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환경공단 전북본부가 개발한 '영농폐비닐 순환경제형 필름 원료 생산'은‘2022년 기재부 혁신 우선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티티씨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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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감축 확산을 위한 2.5조원 규모의 기후대응기금 수탁운용과 사업별 감축기여도를 평가하는 온실가스감축인지 예결산제도 운영기관으로 공단이 지정되어 국가 탄소중립 이행의 재정적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시민이 함께하는 아이스팩 재사용캠페인과 영농폐비닐 재활용기반구축사업 등을 통해 “플라스틱 free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20년 부산에서 시작한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은 ’21년 전국으로 확대되어 934톤의 미세플라스틱 발생저감과 아이스팩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해결에 기여했다.
또, 영농폐비닐의 수거와 운반 및 재활용체계를 구축하여 농촌환경개선 및 탄소배출 감축기반을 마련했다.
스마트하수도 구축사업으로 “탄소저감형 똑똑한 물관리”를 구현하고 있다. 전국 33개 하수처리장에 ICT기반의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에너지 절감과 탄소배출 감축, 수질사고 및 도시침수 예방, 악취발생 저감 등을 실현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제” 시행으로 온실가스 감축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전자영수증 발급, 다회용기 사용 등의 탄소중립 실천활동 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생활 속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전국 4대 권역에 전기차 폐배터리 회수·보관·성능평가·매각을 총괄하는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를 구축·운영함으로써 폐자원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순환경제 체계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공단이 설립 이후 최초로 A등급을 받았다.
▲ 환경공단은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공단 설립이후 처음으로 A등급을 달성했다. ‘아이스팩 재사용을 통한 플라스틱 Free 확산 캠페인’(기재부 혁신·협업·시민참여 과제공모 최우수), ‘폐자동차 속 폐전기전자제품 신회수체계 구축’(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국무총리상) 등의 혁신사례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
공단은 2019, 2020년 평가에서 2년 연속 B등급을 받은데 이어, 2021년 평가에서 공단 설립 이후 최초로 A등급을 달성하는 쾌거를 얻었다.
환경분야의 특성상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계량적 성과를 얻어내기는 힘든 구조이고, 노력해도 쉽지 않을 거라는 비관적 견해가 많았었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잇는 지방조직에서부터 본사에 이르기까지 임직원 모두가 똘똘 뭉쳐 끊임없는 혁신적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러한 노력들이 결국에는 A등급 획득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아이스팩 재사용을 통한 플라스틱 Free 확산 캠페인’(기재부 혁신·협업·시민참여 과제공모 최우수), ‘폐자동차 속 폐전기전자제품 신회수체계 구축’(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국무총리상) 등의 혁신사례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후대응기금·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 등 탄소중립 관련 미래 신성장 사업 발굴로 공단의 사업을 경제·산업·사회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한 것과 2010년 통합기관 출범 이후 노노간, 노사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지난해 11년 만에 복수노조가 ‘통합한국환경공단노동조합’으로 출범한 것 역시 높게 평가되었다.
아울러, 지난해 요소수 공급대란 사태시 공단은 자발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국조직망을 활용한 재고모니터링, 환경기술연구소의 적합검사 수행을 통한 공급물량 확대 등 국가 긴급현안에 적극대응 한 노력 등 다양한 계량·비계량적 성과를 창출했다.
▲ 윤석렬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2030 NDC 40%’를 이행 목표 달성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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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옥 환경공단 이사장(왼쪽)이고려대학교 탄소중립 선언식 에 참여해 캠퍼스와 지역사회를 연계해 탄소중립 문화와 이행을 확산하고 있다.(사진=한국환경공단 제공) |
2050 탄소중립 실현 과정의 중간 이정표인 2030년 감축 목표, 즉 2030 NDC 40%는 기존 목표 대비 약 1억톤이 상향된 것으로, 에너지, 산업은 물론 경제·사회 모든 영역에서의 추가적인 감축노력이 필요하다.
새정부에서도 탄소중립 실현을 국정과제에 담았다. 적극적 탄소중립 정책 추진이라는 과제목표 아래 2030 NDC는 그대로 유지한다. 그 이행방법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탄소무역장벽 대응을 위해 배출권 유상할당을 확대하는 대신 이를 통해 늘어난 수입을 기업의 감축활동에 다시 투자하는 선순환체계를 구축한다.
산업계에서도 탄소중립이 국가 경쟁력 강화와 기업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인식하고 강도 높은 감축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정부는 이러한 노력이 중소기업에까지 확산되도록 돕고 있다.
수소에너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등 아직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탄소중립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상용화된다면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
▲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환경공단의 전략은?
▲ 안병옥 이사장 |
공단은 배출권거래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 탄소포인트제 등은 물론, 탄소중립 생태계로의 전환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위해 올해 새롭게 조성된 기후대응기금의 수탁운영까지 온실가스와 관련된 다양한 제도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공단이 운영하는 각 제도의 범위가 산업계는 물론, 정부·공공기관, 일반국민까지 맞닿아 있다는 점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주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각각의 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여 모든 감축 주체의 동참과 노력을 이끌어내는 한편, 제도별 운영을 통해 얻는 시사점과 노하우를 서로 연계시킬 수 있다면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관리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70% 이상(74%)에 이르는 만큼, 이 제도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여 이를 기후대응기금 운용 방향에 반영할 수 있다.
또한, 2023년부터 본격 적용되는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의 경우 국가 재정이 온실가스 감축에 더욱 효과적인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새롭게 시행되는 것인 만큼, 앞으로 예산의 온실가스 감축효과 평가를 위해 정책별로 탄소감축 영향에 대한 객관화와 계량화, 성과지표 발굴·선정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탄소중립과 함께 시대적 흐름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시시각각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공단 사업에 최대한 접목하여 환경서비스와 인프라를 스마트화하고 공단이 보유한 환경 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하여 정책수립 및 의사결정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 준정부기관인 공단의 ESG경영은 어떻게 추진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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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생협력제 우수과제 경진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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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31일 충남 천안의 한 농장에서 안병옥 이사장(오른쪽)이 농협경제지주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축산환경 개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업무협약에서 농협은 ▲악취저감 대상자 선정 및 시설 설치자금 지원 ▲저탄소 사양관리 기술개발 및 분뇨 처리방식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한국환경공단은 ▲악취 저감기술 지원 ▲저감시설 설치 적정성 검토 및 효과검증 등을 통해 축산환경 개선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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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와 답은 모두 현장에 있다.’ 공단 내 현장과 소통하며 즐겁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안 이사장(오른쪽 세 번째)은 코로나 시기에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현장을 찾았다. 사진은 대구경북환경본부 업무보고 및 현장점검 장면 |
탄소중립 선도기관인 환경공단은 ‘30년 NDC(‘18년대비 40%감축)를 달성하고 ’50년 넷제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다.
탄소중립이라는 도전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전반의 강력한 공감대 조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전반에 국민이 참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탄소중립, ESG, 디지털 전환 등 공단 주요 경영에 정례적으로 참여하도록 해 주요 정책의 실행력을 높여가겠다.
디지털 대전환 흐름에 대응해 환경서비스.인프라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나간다.
전통적인 공단의 업무에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해 국민들의 높아진 환경질에 대한 요구에 부응해 나간다.
예를 들면 하수도, 건설폐기물 및 소규모 사업장의 오염물질 배출에 ICT기술을 접목하여 원격으로 감시.관리하는「스마트 하수도」,「지능형 폐기물 안전처리체계」,「소규모 대기배출 원격감시」,「폐수배출량 모니터링 시스템」등을 조기에 정착시켜나간다.
‘문제와 답은 모두 현장에 있다.’ 이러한 일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단 내 현장과 소통하며 즐겁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MZ세대 등 다양한 구성원과 지역과 문화의 다양성은 대화하고 소통하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소통하는 공단의 조직 문화를 통해 탄소중립 사회를 선도하는 환경공단의 임무를 완성해 나갈 것이다.
▲ 인터뷰를 마치며 안 이사장은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과 연대·협력의 정신을 통해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의 길을 성공적으로 열어가겠다.”면서, “대안을 말하고 경청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청렴과 공정을 통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한층 더 두텁게 받는 한국환경공단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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