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공간을 찾아서...

편집국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3 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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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기 건립 거대한 석탑 있는 ‘왓 체디 루앙’ 인상적
- 태국 북부의 유기 공동체, 펀펀 채식 레스토랑

[티티씨뉴스 치앙마이(태국)=진보대 기자]

이곳은 빨래방에도 도우미 여직원이 있다. 말없이 차분하게 세탁기 조작과 건조 후 빨래 정리를 도와준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보기도 좋고 고마워서 방문할 때마다 약간의 팁을 지불했다.
오늘은 여직원이 한글 기념 수건 한 장을 내밀며 가져가라 한다. 월셋방에 걸레도 없고 해서 받아 왔다.  

▲ 태국 북부의 유기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펀펀 채식 레스토랑

어제는 하루 종일 성스러운 공간을 찾아 다녔다.
이곳에서 성지라 명명 되려면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든지 또는 덕이 충만했던 고승이 도를 닦던 곳이든지 신자들의 시주를 통해 멋진 부처님이 모셔 있든지 해야 가능하다.
▲ 펀펀레스토랑의 점심식사

거대 탑이 있는 ‘왓 체디 루앙’, 사자 부처님이 모셔 있는 ‘왓 프라싱’, 진신사리가 모셔 있는 ‘왓 수안 독’ 순으로 다녀왔다.
관광 시간은 꼼꼼하게 살펴보고 왓 수안 독 사원 안에 있는 펀펀 유기농 채식 레스토랑에서 식사까지 해서 4시 조금 넘었다. 전체 관광 루트는 경복궁에서 서울역까지 걸어서 30분 내외였지만 차량을 가지고 다닌 것이 아니고 뚜벅이로 중간 중간 차라도 마시면서 휴식하며 다니면 5시간은 필요하다.
▲ 14세기 건립된 거대한 석탑이 있는 왓 체디 루앙

비록 무너졌지만 14세기 건립된 거대한 석탑이 있는 왓 체디 루앙이 인상적이다. 대웅전은 크고 화려했고 매표소 앞 치앙마이 주와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정령과 같은 ‘사오 인타킨’ 돌기둥이 모셔진 전각의 불화는 불교적 지식이나 치앙마이에 대한 사전 이해가 없어도 누구나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들도 누구도 모르는 이유로 여인들에게는 전각의 출입이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왓 체디 루앙'에는 치앙마이 주와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정령과 같은 돌기둥 '사오 인타킨'

입장료를 지급하지 않고 몰래 들어와 혹 벌 받을까봐 대웅전 한 가운데 우리네 등 달듯 십이지 동물을 은박으로 밖아 놓고 거기에 이름을 올려 복을 비는 뭐 그런 거를 달아 놓았다. 이름은 특정하지 않고 각 동물 전부에 세상 모두라 써 넣었으니 세상 전체가 복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 '왓 체디 루앙'에는 치앙마이 주와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정령과 같은 돌기둥 '사오 인타킨'

다음 방문한 곳은 왓 프라싱인데 사자 부처님이 모셔 있고 입구 오른쪽 전각이 란다문화 건축의 정수를 볼 수 있다는 호 트라이라는 장격각이 있는 절이다.
▲ '왓 프라싱'의 사자 불상 사자는 없고 부처님이 사자 부처님인데 부처님은 역시 어떻게 해 놓아도 자비스러운 모습은 달라지지 않는 듯하다.

 

지금은 장경각이 아니라 잡동사니 창고로 이용하는 듯하다. 그리스 사원에 란다양식의 지붕을 올려놓은 듯한 2층 전각으로 삼겹 지붕으로 되어 있는 란다건축과 돌로 건축된 그리스 사원 양식(?)이 잘 어울리는 듯하다.  

▲ 장경각

프라싱 사자는 도를 깨우치면 사자처럼 당당할 수 있다고 해서 사자가 있다고 했는데 사자는 없고 부처님이 사자 부처님인데 부처님은 역시 어떻게 해 놓아도 자비스러운 모습은 달라지지 않는 듯하다.
▲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다는 왓 수안 독

개인적으로 가장 볼 것이 없다 느낀 절은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다는 왓 수안 독이다. 진신사리가 모셔 있다는 사리탑은 48m나 되는 큰 규모였지만 공사중이라 볼 것이 없었고 내가 불자도 아니니 사리 옆을 지나도 어떤 울림이 없었다.
이 절에는 마하출라 롱콘 불교대학 치앙마이 캠퍼스가 위치해 있지만 언어 장벽으로 젊은 학승들과 부타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하지만 태국 북부의 유기 공동체 운동을 하는 곳에서 운영하는 펀펀 채식 레스토랑이 나의 성지 순례의 미흡함을 가득 채워주었다. 인테리어 뭐 그런 것은 내세울 것이 없는 그냥 동네 식당 분위기였는데 분필로 찍찍 갈겨 써 놓은 글들이 성지순례를 마치고 온 나에게 “너 이번 여행 어떤 의미로 하니? 이번 일탈이 너에겐 어떤 의미인지 생각은 좀 하니?” 하는 질문을 던졌다.
▲펀펀 채식 레스토랑의 게시판

증오, 폭력, 고통으로 부터 자유하고 행복하고 위험으로 부터 세상이 보호 받기를 원한다. 밥집의 구호로는 좀 거창했지만 온유하고 겸손한 예수님 마음에 온전히 합치고자 하는 자에겐 밥 먹기 부담되지만 왜 밥 먹고 바둥 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이 증오, 폭력, 고통으로 부터 자유하고 행복하고 위험으로 부터 보호 받기를 간절히 원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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