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종위기 참수리와 흰꼬리수리 등 겨울철새 먹이주기
- 번식지를 건강하게 오갈 수 있도록...
- 하남시 기업 후원으로 생선 약 2천kg 6회 나눠 공급
- 참수리 덕분에 까마귀 등 주변 새들도 포식
- 지켜보던 시민들, 잘 먹고 돌아가 다시 찾아오길...
[티티씨뉴스 하남=글·사진 왕보현 기자]
“얼음판 위에 저것들이 다 뭐지?” 경기도 하남시 당정섬 주변 강둑길을 산보하던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 들더니 얼음판 위에 펼쳐지는 진풍경을 구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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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 |
10 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넓은 천을 끌고 얼어붙은 강 가운데까지 나아가더니 뭔가를 힘껏 집어 던진다. 팔당댐 하류 당정섬 인근에 서식중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참수리와 흰꼬리수리의 먹이주기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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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교육공동체와 관련단체 회원들은 이날 600kg의 먹이를 겨울새들에게 공급했다. 푸른교육공동체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보호하는 기관으로, 사람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단체이다. |
25일 오후 하남시 당정섬 인근에서 하남시 환경교육단체인 푸른교육공체와 하남문화재단, 현대푸드, 하남시청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참수리와 흰꼬리수리, 겨울철새들을 위한 먹이주기행사가 펼쳐졌다.
올해 들어 6번째인 이날 행사에서는 숭어와 방어 등 물고기 600kg을 겨울철새들을 위해 꽁꽁한 강 한가운데 공급했다. 준비한 물고기의 양도 많은데다가 얼음판이 미끄러워 참석자들은 연신 땀을 훔치며 먹이를 운반해 얼음판에 골고루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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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교육공동체와 관련단체 회원들이 철새들에게 먹이를 던져주고 있다. 철새들은 회원들의 먹이 공급이 끝나고 철수한 후에 먹이활동을 시작했다. |
먹이를 공급하고 사람들이 먹이터에서 떠나자 잠시 후 까마귀가 떼로 몰려와 먼저 먹이를 먹고 차례로 갈매기 떼와 이어서 왜가리와 흰꼬리수리 마지막이 되어서야 참수리가 찾아와 여유롭게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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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부리까마귀 (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
건강이 안 좋은 아내의 휠체어를 밀며 산보 나온 임현갑(하남, 69)씨는 “우리 부부는 이곳 하남에서 나고 자랐어요. 마을 뒤에 있다고 해서 뒷강이라 부르던 이곳에서 썰매도 타고 여름에는 수영도 했지요. 겨울이면 그때도 새가 많이 왔다”라며, “아파트가 많이 생기면서 새도 사라졌었는데 이처럼 먹이주기를 지속적으로 하니까 언제부터인가 새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특히 멀리서 보고 독수리인줄 알았던 참수리 같은 귀한 새들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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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수리는 우리나라에 매우 희귀한 종일뿐만 아니라, 사라져 가고 있어 국제적인 보호가 필요한 종이기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동부아시아 지역, 오호츠크 해안, 사할린, 우수리 지방,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흰꼬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초콜릿 갈색이다. 매우 크며 특히 큰 부리를 가지고 있어, 흰꼬리수리와 구별된다. 해안의 큰 나뭇가지 위나 해안의 높은 바위에 둥지를 튼다. 물고기를 주로 먹지만, 새와 짐승도 잡아먹는다.(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
서울도심에서 1시간도 안 되는 이곳에 오면 바로 자연이고 야생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이처럼 먹이가 부족한 한 겨울에 이들이 넉넉하게 단백질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것은 하남시의 시민단체의 봉사와 한 기업의 후원이 있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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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남시 푸른교육공동체에서는 냉동 어류를 저렴하게 구입해 겨울진객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시차를 두고 공급한다 |
지난 1월 25일 (주)현대푸드(대표 강종채)는 김상호 하남시장이 이사장인 하남문화재단에 환경보존과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먹이주기 사업’을 위한 후원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먹이주기 사업은 철새들이 겨울철 하남시의 월동지와 북방의 번식지를 건강하게 오갈 수 있도록 돕는 자연보전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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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수리와 흰꼬리수리(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
사업 진행을 맡은 하남시 푸른교육공동체에서는 냉동 어류를 저렴하게 구입해 겨울진객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시차를 두고 공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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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꼬리수리(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
행사에 참여한 하남문화재단 박경득(50) 운영과장은 “문화와 환경을 보전하고 보호하는 일은 지역사회의 폭넓은 관심과 지원으로 이루어진다.”면서, “이렇게 직접 와서 시민들과 함께 땀 흘리며 느낀 것은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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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수리가 까마귀의 접근을 막고 있다. 참수리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돼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존등급이 높은 동물의 하나이다. 몸 길이는 수컷 89~90㎝ 암컷 100~102㎝이고 날개 길이는 221~224㎝이며 노란색 큰 부리와 쐐기 모양 꼬리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
“겨울철 한반도를 찾는 멸종위기종 참수리, 흰꼬리수리의 절반이 한강 유역에서 살아요. 이곳 하남시 당정섬 일대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의 보고다. 월동 새들의 먹이활동에 도움을 주기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다. 팔당댐 아래 큰고니가 많은 곳에는 고구마와 밀, 참수리와 흰꼬리수리의 먹이섭취가 용이한 얼음판 위에는 생선을 놓아주고 있다.”고 행사를 주관한 서정화(59)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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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이 철새먹이주기 행사를 시작하며 행사의 의의와 당정섬 인근에서 서식하는 겨울철새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팔당댐 아래 한강 당정섬 일대는 큰고니를 비롯해 한강에서도 겨울 철새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철새도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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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재갈매기, 큰부리까마귀 (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
우리나라에는 확인된 새의 종류는 겨울철새와 여름철새, 텃새, 나그네새를 포함 570여종이 있다. 그 중에서 14종을 특별하게 지정해 멸종 위기 야생조류 1급으로 보호하고 있는데 그 중 한 종이 참수리이다. 참수리는 매년 이 곳 팔당댐 주변에서 2~3마리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참수리와 함께 천연기념물인 흰꼬리수리 역시 한반도에 100여 마리가 매년 겨울 방문하는데 이곳 팔당댐 주변으로 20여 마리가 월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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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수리(가운데)와 흰꼬리수리(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
푸른교육공동체 조기창(66) 운영위원은 “이제 2월 말부터는 새들이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오늘이 먹이주기 활동의 마지막 일정”이라며 “월동지인 이곳에서 에너지 보충을 잘하고 번식지인 북방으로 귀향해 새끼들을 건강하게 잘 키워서 함께 다시 이곳을 찾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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