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술로 “버려진 폐플라스틱에서 기름 생산한다”

왕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1 19: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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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분해로 순환경제, 탄소중립 선도
-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활용
- 환경부 장관, 열분해 연구 및 친환경 제품 개발 현장 점검

[티티씨뉴스=왕보현 기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해 9월 18일자를 통해 "세계 각국이 지금 수준대로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에 노력을 기울이면 203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가 최대 5300만t이 발생할 것"이라 경고했다. 기사에서 "플라스틱 공해는 전 지구적으로 모든 해양 생태계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의 예상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서는 현재의 플라스틱 경제 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서 예외는 아니다. 삼면이 바다인 국토의 특성상 도서지역에는 플라스틱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자원순환공원에 수거된 폐플라스틱과 비닐이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티티씨뉴스 자료사진)

이런 현실에서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열분해유를 제조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국내기업이 확보하고 있다.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을 위해 환경부는 21일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현행 0.1%에서 2030년까지 10%로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는 순환경제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과제 중 하나로, 폐플라스틱을 첨단 기법으로 처리해 만든 열분해유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재활용될 수 있다.
▲ 해양쓰레기의 대부분은 폐플라스틱 이다(사진=해양환경공단 제공)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21일 대전 유성구 소재 에스케이(SK)종합화학을 방문해 사업화를 추진중인 폐플라스틱 열분해 연구시설과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얻는다. 제조한 열분해유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수준에 따라 순도 높은 납사 등 화학 원료를 얻어낼 수 있다. 폐플라스틱 100만 톤을 열분해 하면 원유 540만 배럴에 해당하는 원료를 뽑아낼 수 있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자원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최근 환경부는 국내 폐플라스틱 열분해 사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 개정 등 다양한 촉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원유를 대체해 납사,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 관리법 및 하위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또한, 석유화학 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제품 원료로 활용할 경우에는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고려해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예정이다.
▲ 21일 환경부 한정애 장관(오른쪽)이 SK이노베이션 대전 환경과학기술원을 방문해,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왼쪽 두번째) 등과 SK종합화학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또한, 폐기물 매립시설 설치의무 대상 산업단지 내 매립시설 부지의 50% 범위 내에서 열분해시설 등의 입지를 허용하기 위해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도 개정한다.

 

석유·화학 기업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제품 원료로 활용할 경우에는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고려하여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한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합성가스인 일산화탄소와 수소 혼합기체를 원료로 메탄올, 암모니아 등을 생산하거나 수소차 충전, 수소연료전지 발전에 활용하는 것도 지원할 계획이다.

 

▲ 21일 환경부 한정애 장관(왼쪽 두 번째)이 SK이노베이션 대전 환경과학기술원을 방문해,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왼쪽 첫 번째) 등과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이 개발한 친환경 경량화 플라스틱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환경부는 이러한 지원책과 재정사업을 통해 석유·화학 업계, 지자체의 투자와 참여를 이끌어 현행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규모를 연간 1만 톤에서 2025년 31만 톤, 2030년에는 90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폐플라스틱 발생량 중 열분해 처리 비중을 현행 0.1%에서 2025년 3.6%, 2030년 10%까지로 높인다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국내 열분해시설(2020년 기준 11개)에서 생산된 열분해유는 주로 연료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한정애 장관은 “폐기물 분야의 탄소중립,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소각, 매립되는 폐플라스틱은 열분해 및 가스화를 거쳐 플라스틱 원료나 수소로 재활용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폐플라스틱 열분해 재활용 체계를 조성하기 위해 원료 수급부터 제품 사용까지 면밀히 살피고 신기술 연구개발과 혜택 제공으로 열분해 및 가스화를 활성화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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