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꽃 보러 서울로 오세요.

왕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4 17: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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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가지 않아도 봄꽃 구경
- 서울로 7017에서 즐기는 서울의 봄
- 영춘화, 장수만리화, 미선나무, 매화, 산수유, 풍년화, 히어리...활짝
- 서울로 7017 내외국인의 산책명소

[티티씨뉴스=글·사진 왕보현 기자]

산수유 꽃 보러 어디로 가시나요? 서울로 오세요. 

▲ 꽃샘 추위가 찾아 온 13일 오후 서울역고가도로공원인 ‘서울로7017’에는 추위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여기저기서 봄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려 시민들에게 성큼 다가온 봄을 알리고 있다. 

 

출근길 겨울옷을 다시 꺼내 입게 만든 13일 아침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날 낮부터는 기온이 13도까지 올라가면서 서울로7017에는 봄꽃이 활짝 폈다.

 

▲ 서울로 7017 초입에 만개한 장수만리화가 서울로의 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시멘트 숲 도심의 마천루 사이를 가로지르는 공중 보행로 서울로 7017은 꽃샘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노란 꽃 빨간 꽃들이 파란 하늘과 어울리며 봄 소식을 전한다. 지난 12일 봄을 시샘하는 봄 비가 내리면서 13일 아침 서울 지역 최저 기온은 영하 3도를 오르내렸다.
▲한국 특산종으로 황해도 장수산에 분포하는 장수만리화 개나리와는 다르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낮기온은 13도까지 올랐다. 이날 오후 서울역의 동서를 연결하는 공중정원 ‘서울로 7017’에는 봄꽃들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고 있었다.
▲  봄을 맞아드린다는 이름의 영춘화(迎春花)

 

남대문교회앞 에스켈레이터로 서울로에 오르자 제일 먼저 봄을 맞아드린다는 이름의 영춘화(迎春花)와 장수 만리화가 노랗게 꽃을 피웠고 그 옆에 한국 토종식물인 미선나무가 하얀 꽃을 피어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다른꽃 보다 먼저 노랗게 물든 장수만리화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서예주(25, 경기 양평)씨는 “엄마와 함께 남대문시장에 볼 일이 있어 나왔다가 봄 꽃 구경을 실컷 하게 되었다”면서 활짝 웃는다.

 

▲ 서울로 7017에 겨우내 얼었던 땅을 뚫고 초록 생명이 돋아나고 있다.

우수와 경칩을 지나며 이어지는 봄소식은 봄비와 꽃샘추위를 이기고 더욱 크게 울려 퍼진다. 욘록의 새순이 언 땅을 녹이며 솟아나나고 꽃이 하나 둘 달리면서 서울의 봄은 찾아왔다. 답답한 일상과 엉클어진 역사관으로 세상은 혼란해도 찬란한 꽃으로 우리곁에 살며시 찾아 온 봄이 새 기운을 전한다.
▲ 활짝 핀 한국특산 미선나무를 밝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시민


서울로 동쪽 퇴계로 입구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걸으며 서울역을 지나면 순백의 매화와 홍매화가 활짝 폈다. 하교길 매화나무 아래를 지나던 한지혜(18, 서울의료보건고등학교 2학년)양과 친구들은 “서울로를 통해 등하교를 하는데 이렇게 꽃이 예쁘게 피어 난 것은 오늘 처음 봤다”면서, “우리가 꽃 보다 더 예쁘다”며 포즈를 취한다.


▲ 하교길에 활짝핀 홍매화를 밝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학생들

여고생들의 재잘거림과 사진 촬영을 지켜보던 중년의 무리들은 “남산 등산을 마치고 새참을 즐기기 위해 서울로를 따라 중림동 식당가로 가는 길이다”면서, “올해 7순이 되는 봄에 보는 꽃이 더 멋진 것 같다”고 말한다.
▲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3도까지 내려간 13일, ‘서울로7017’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홍매화를 바라보며 산책하고 있다.


이태리에서 온 관광객 커플은 매화나무의 꽃을 스마트폰으로 담으며 원더풀과 어메이징을 연신 외친다.


▲ 봄에 일찍 꽃이 소담스럽게 피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풍년화(豊年花)를 한 시민이 바라 보고 있다.


용산구 서계동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보 나온 박다솔씨는 한국 특산종으로 지리산 지역에서 자란다는 히어리의 연한 황록색 꽃을 바라보며 “봄이 바로 집 앞까지 왔다”고 말한다.


▲ 만개한 산수유 나무사이를 한 가족이 산책하며 봄 기운을 느끼고 있다.


하진(8), 하준(6) 두 아들과 함께 가족 산책 나온 한유정(중림동)씨는 “전라도 구례의 산수유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서울로의 산슈유 꽃도 멋지다”면서, “멀리 꽃구경 가는 것 보다 집 앞에서 매일 꽃을 보는 것도 큰 행복”이라며 산유꽃 노란 그늘 아래 씽씽카를 타고 즐겁게 달리는 두 아들을 바라보며 봄 날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다양한 꽃과 나무로 가득 채워진 도심 속 자연, 그리고 동네와 동네를 잇는 소통의 공간인 초록 보행길 서울로 7017은 645개의 원형화분에 총 228종의 24,085주의 다양한 수목을 식재한 아름다운 산책 명소이다.

 

▲ 한국 특산종으로 지리산에서 자라는 히어리도 연한 황록색의 꽃을 피웠다


기찻길로 끊어진 동과 서를 서울로가 이어주듯 이 봄에는 생각과 형편에 따라 이리 저리 갈라진 마음 속 간극들이 봄 꽃의 짙은 향기와 함께 녹아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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