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여러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미 지난해가 되었습니다만 돌이켜보면 2022년은 탄소중립 원년이면서 동시에 우리 공단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매우 뜻깊은 한해였습니다.
우리 공단은 탄소중립 추진의 핵심수단인 기후대응기금과 탄소인지예산제도를 안착시킴으로써, 국가 재정메커니즘에 기후위기 대응이 내재화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전통적인 환경정책 수행업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대기감시체계 및 권역별 총량관리제를 강화함으로써, 초미세먼지는 관측 이래 최저 수준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K-eco 통합물관리 비전을 수립하는 한편, 하수처리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하는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환경서비스의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자동차 폐배터리와 소형폐가전의 회수체계를 확충하였으며, 폐기물 이동 및 처분 감시의 지능화, EPR 품목 확대 등 자원순환 사회를 향한 발걸음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동물대체시험의 가능성과 독성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환경인프라 설치에 있어서도 폐기물의 에너지화, 탄소중립 VE 구현 등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개척해 왔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 기관 창립 이래 최초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A등급을 획득하였고, 적극행정, 동반성장, 안전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기관 미션과 비전, 전략을 새롭게 가다듬었으며, ESG, 탄소중립, 디지털전환의 방향을 세우고 내재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이 모든 성과는 오직 임직원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하지만 오늘은 오늘의 해가 뜰 뿐입니다. 어제의 해가 뜨거웠다 해서 오늘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올해 우리가 맞이할 세상의 여건은 녹록치 않습니다. 장기화 되어 가고 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신경제질서를 둘러싼 주요국 패권갈등의 심화, 글로벌 긴축재정 운용과 경기침체 가능성 등, 내외 정세는 결코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환경 분야에서도 아직은 희망을 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탄소중립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을 뿐, 여전히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1위권,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권인 탄소다배출국가입니다. 최근 대기질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북미, 유럽, 일본 등의 수준과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합니다.
통합 물관리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지만 녹조 등 수질개선, 물 순환 및 재이용, 도시침수 및 가뭄 대응 등 아직은 가야할 길이 먼 것도 사실입니다. 자원순환 분야도 다르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등 폐기물 문제는 국민적인 관심사로 부상했지만 아직은 통계 지표의 변화가 감지될 만큼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단의 어깨에는 도전적 국정과제의 실현이라는 무거운 짐이 놓여있습니다. 별도의 인력이나 조직증가 없이 제한된 인력만으로 늘어난 업무를 감당해야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짐이 무겁다 해서 머뭇거리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생각을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는 역량을 우리 공단이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생각했으면 하는 키워드로 1) 융합화, 2) 효율화, 3) 글로벌화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융합화’입니다. 근대문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끝없이 분화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탄소중립, 물순환, 순환경제의 시대에는 나무보다는 숲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 분야의 독립된 전문성만으로는 기후변화와 같은 문명사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융합의 목적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는 본부, 부서, 부로 이어지는 전문화된 조직체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사이에 놓인 칸막이들을 과감하게 허물어 문제해결 중심의 융합형 조직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효율화’입니다. 효율화는 조직체계와 일하는 방식, 그리고 자원배분의 혁신을 의미합니다. 최근 수년간 우리 공단은 인력과 예산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양적 성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는 필연적으로 부작용과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몸이 무거우면 멀리 뛸 수 없습니다. 지금은 핵심기능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하게 버려야 할 때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로 고통을 받는 지금, 불요불급한 예산 지출을 줄이고 재정 건전성을 살피는 것은 공공기관의 책무이자 숙명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2023년 세 번째 열쇠말은 ‘글로벌화’입니다. 우리는 경제력에 걸맞은 국제적 책임과 역할 수행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협력국과의 파트너십 확대와 글로벌 리더십 강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는 환경 분야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공기, 물, 숲 등 우리가 누리는 자연에는 국적도 국경도 없습니다. 지난해 우리 공단은 국제환경협력센터 지정과 말레이시아 해외사무소 개소 등 글로벌 환경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제 국내 환경정책의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글로벌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해야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세 가지 키워드는 올해 우리 공단이 모든 사업 영역에서 추구해야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를 다지지 않으면 모든 성과는 사상누각처럼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지고 또 다져야할 두 개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바로 ‘안전’과 ‘청렴’입니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에 나오는 글귀처럼 ‘가장 빠른 길은 기초를 먼저 다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변화를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설파했습니다. 탄소중립, 물순환, 순환경제로 이어지는 시대적 물결을 당당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변화합시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한 바로 오늘, 이 순간이 그 변화의 첫 페이지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임직원 여러분과 가족 모두에게 생명과 평화,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