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19’ 눈꽃과 함께 사라졌으면...
- 강원 산간지역 흰 눈 덮혀 은세계 이뤄
- 오대산 국립공원 진고개와 상원사 눈꽃 트레킹
- 깊은 산속 산사에도 ‘코로나 19’ 긴장감은 같아
[코리아 투어 프레스=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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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은 26일 현재 강원도 산간지역에 30cm가량 폭설이 예고돼 대설경보를 발령하였다. 해발 900m를 오르내리는 진고개 일대가 온통 흰 눈에 덮여 있다. |
처음 겪는 일이라 모두가 당황해 어쩔 줄 모른다. 사람이 모이던 곳마다 인적이 끊어져 썰렁한 곳도 하나둘 늘어난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여행명소의 문을 걸어 닫고, 토익시험도 취소되었다. 시급하지 않은 일회성 행사 혹은 좁고 밀폐된 곳에서의 행사는 취소되었다.
정부는 연일 대책을 발표하지만 확진자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가짜뉴스와 추측성 루머들이 더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는 일상은 물론 사회 시스템마저 혼란에 빠뜨렸다.

요즈음 같은 비상시국에 개인은 철저한 위생관리와 불필요한 대외 활동을 자제하여야 한다.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린 25일부터 강원도 산간지역에는 흰 눈이 내렸다. 4월까지도 눈이 내린다는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산간지역에는 봄비가 아닌 한겨울 폭설이 내려 겨울왕국을 이루었다.

연일 확장되는 ‘코로나19’ 소식에 지쳐있는 독자들에게 KoreaTourPress는 겨울왕국 속 하얀 설국(雪國)을 감상하며 잠시나마 근심에서 벗어나 흰 눈처럼 깨끗한 세상을 소망하며 설국풍경을 전한다.
- 흰 눈과 하얀 풍경으로 그려진 진고개로26일 새벽 하얀 설국을 그리며 서울을 출발한 기자는 아침 동이 틀 무렵 영동고속도로 진부IC를 빠져 나왔다. 오대산 초입 병내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진고개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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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진고개로 전 구간 제설 작업이 완료되어 원활한 통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국도변 차창에 비치는 오대산 계곡의 나무들마다 흰 눈을 이고 있었다. |
진고개로는 백두대간 줄기의 오대산 국립공원구역 안에 위치한 동대산(1,434m)과 노인봉(1338m) 사이에 있는 높은 고개인 진고개(1,072m)를 넘어 영서의 진부, 평창 방면을 연결하는 국도 6호선의 일부로 개설되었다.

진고개로는 해발 700m 이상 고지대를 지나기 때문에 짙은 안개도 자주 발생한다. 도로 곳곳에 가드레일과 미끄럼 방지 포장, 과속 방지턱, 교통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최근 도로를 확장하고 직선화 공사가 완료되고 요즘처럼 체계적인 제설 작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겨울에 눈이 많이 올 때 이 구간은 통행이 전면 제한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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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고개를 오르는 도로 곡선구간의 위험 표시등에도 흰 눈이 소복히 쌓였다. |
기자가 찾은 26일 진고개로 전 구간 제설 작업이 완료되어 원활한 통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국도변 차창에 비치는 오대산 계곡의 나무들마다 흰 눈을 이고 있었다.
진고개 초입 해발 600m 병내리부터 정상을 향해 700m, 800m, 900m... 고도가 올라갈 때 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도로변 풍경은 동화 속 나라를 연상케 했다. 세파의 시름과 무질서를 모두 날려 보내기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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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온 순백의 겨울’ 26일 오전 해발 960m의 강원도 오대산 진고개 정상 일대가 온통 흰 눈에덮여 있다. 사진은 진고개정상 휴게소 뒷편에 설치된 경찰전적비 |
사철 푸른 전나무는 이고 있는 눈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눈폭탄을 떨어트리며 크리스마스카드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눈 쌓인 계곡에서는 실개천이 흐르며 생명을 전하고, 고랭지 채소밭이었던 곳에는 끝없는 설원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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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고개 정상 휴게소 인근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의 주택들이 흰 눈에 쌓여 있다. |
아이젠과 스패츠로 무장하였지만 허벅지까지 빠지는 설원에 들어가 눈 덮힌 설산을 촬영한다. 진고개 정상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드론을 띄웠다.

하늘에서 내려 본 설원은 자연의 모든 색과 소리와 이야기를 덮고 순백의 고요함만 전한다. 산간 도로의 굵은 획이 곡선을 그리며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눈꽃나라와 세상을 이어주는 듯하다. 수묵담채의 동양화와 같다.

이곳 휴게소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는 직원은 “코로나 19로 진고개 정상을 지나는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며 “생계를 위해 이곳에 있지만 요즈음은 낯선 사람이 찾아 오는것도 반갑지만은 않다”고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 오대산 깊숙이 고찰로 떠나는 눈꽃여행
진고개 휴게소 정상에서 휴식을 마치고 다시 내려와 오대산 속 상원사를 찾아 나섰다. ‘천년의 숲’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월정사를 지나며 비포장 계곡길로 접어든다. 눈 덮인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를 듣기 위해 차의 시동을 끄고 잠시 끄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흰 눈을 덮고 있는 크고 작은 바위틈을 지나 졸졸졸 흐르는 물은 어느새 우렁찬 물소리를 내며 세상으로 흘러내린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서 상원사까지 걷는 오솔길이 완만한 평지를 지나며 9km가량 이어진다. 초보자도 3시간 남짓이면 걸을 수 있다. 사람들에게 사색과 치유의 숲길로 알려진 선재길이다. 그러면서도 오대산 자락에 터 잡은 화전민들이 나무를 베어다 팔아 한 두 자루의 곡식과 맞바꿨던 삶의 아픔이 깃든 길이기도 하다. 요즘은 눈 내린 겨울에도 제설작업이 되고 길도 크게 내어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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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 고찰 상원사를 배경으로 펼쳐진 설산이 찾는이의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
선재길은 새소리와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를 친구 삼아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여유롭게 눈길을 걸으며 피톤치드 향 가득 마시며 사색에 잠겨 보는 것도 좋다. 동피골, 출렁다리, 계곡 옆으로 이어진 목재 데크로 이어진 선재길은 고즈넉한 상원사에 닿게 된다.

깊은 산속 상원사에도 ‘코로나 19’의 영향은 비껴가지 않았다. 사찰 입구에는 마스크 쓰지 않은 탐방객은 대웅전 참배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경내에서 제설작업을 하던 노(老)보살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탐방객에게 “돌아가시라”며 손사래를 친다.
사찰의 지붕에 쌓였던 백설이 녹아내려 예쁜 풍경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상원사에서 바라보는 오대산의 동서남북 겨울 숲은 새하얀 겨울나라를 연출하고 있었다.

흰 눈은 세상의 온갖 것들을 덮는다. 혼란도 무질서도 추함과 상함도...
하얀 눈꽃 가득한 오대산에서 새로워지는 세상을 꿈꾼다.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독자들의 일상에 쉼과 여유가 찾아오길 바란다. 세상을 혼란케 하는 못된 바이러스도 흰 눈에 덮혀 조용히 사라지기를 기도한다.

“하얀 눈이 내리면 하늘을 바라봐요/ 살짝 눈을 감고서 겨울을 느껴 봐요/ 어두운 밤하늘에 천사들이 내려와요/ 우리들 마음 속에 하얀 사랑 심어 줘요/ 눈이 되고 싶어요 흩날리고 싶어요/ 하얀 사랑을 나눠 주고 싶어요” - 동요 ‘하얀 눈이 내리면’ 최경진 작사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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