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버이날 앞둔, 이동식 면회공간 ‘가족의 거실’ 풍경
- 유리벽 사이로 애틋한 상봉
- 비록 방역장갑 낀 손이지만 온기 느껴
[티티씨뉴스=왕보현 기자]
서울시가 요양시설에 부모님을 모시고 코로나 생이별을 겪고 있는 가족들을 위한 비대면 면회 전용공간인 ‘가족의 거실’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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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성동구 시립동부노인요양센터에 설치된 면회전용공간 '가족의 거실'에서 이외분 할머니가 아들 임종수씨와 딸 임종숙씨에게 카네이션을 받고 있다.(사진=쿠키뉴스 제공) |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시립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 마련된 비접촉 면회실인 ‘가족의 거실’에서 87세의 이외분 할머니가 아들 임종수(65)씨와 딸 임종숙(64)씨의 손을 꼭 잡은 채 유리벽 사이로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할머니는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화면에 뜬 가족사진을 한참이나 바라보면서 어린 손주들과 증손까지 일일이 가족의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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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분 할머니가 아들 임종수씨와 딸 임종숙씨와 함께 가족사진을 보며 궁금했던 소식을 묻고 있다.(사진=쿠키뉴스 제공) |
코로나19로 장기화로 요양원·요양병원 등 시설에 모신 부모님과 생이별을 겪는 가족들을 위해 서울시가 비대면 이동식 면회공간인 ‘가족의 거실’을 만들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가족의 거실’은 서울시가 개발한 이동식 면회실로 약 15㎡(4.5평) 면적의 이동식 목조주택이다. 가족의 거실은 병원 면회실 분위기와는 달리 일반 가정집 거실처럼 아늑하고 따뜻한 곳에서 면회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다. 방역 장갑을 통해 가족들과 손을 맞잡고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작은 소리도 선명하게 들리는 음향시스템을 통해 유리창 너머 가족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서울시 담당자는 ‘가족의 거실’은 입소어르신이나 보호자가 원하는 문제를 해결해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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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분 할머니가 비록 방역장갑을 낀 손이지만 아들의 손을 어루만지고 있다.(사진=쿠키뉴스 제공) |
면회를 마친 임종수 씨는 “어머니의 노후가 외롭지 않게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잦아들어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가족의 거실을 시립노인요양시설인 '시립동부노인요양센터'에 시범설치하고 5월 첫째 주부터 상시 운영에 들어갔다. 당초 주말에만 이뤄졌던 면회가 평일과 주말 모두 운영되며, 선착순 사전 예약제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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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 거실’ 비대면 면회공간 외부(사진=서울시 제공) |
한편 정부는 요양원 입소자와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경과 후,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부모와 자식들이 직접 만나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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