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씨뉴스=왕보현 기자]
홍콩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도시이다. 홍콩방문의 경험이 없는 사람도 홍콩의 거리는 친숙하다. 이 거리마다 새겨진 남자들의 의리와 골목속에 숨겨진 암흑가 폭력배들의 배신과 복수의 장소, 사랑과 열정이 넘치는 유람선 등 보이 곳 마다 정겨운 스팟이다.
구룡반도의 스타의 거리 (AOS - Avenue Of Stars)는 해안선을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빅토리아 하버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미국 할리우드에 있는 명예의 거리를 모델로 하여 홍콩 영화계의 유명 인사를 기리는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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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후상 광장 영화 시작부, 낭만적인 갱스터 주윤발이 등장하는 뒤로 보이는 황후상 광장 |
100년의 홍콩 영화의 역사를 이어온 배우, 제작자, 작가 등 영화계 스타들의 흔적이 담긴 동판을 440m의 해안가를 따라 나무 난간에서 만날 수 있다. 홍콩 영화와 배우들을 추억할 수 있는 이 곳을 홍콩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부상시킨 홍콩 정부의 노력 뒤에는 수십 년 동안, 인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영화 산업을 이끌었던 홍콩의 영광이 있다.
한류에 앞서 ‘향 (香)류’라 불리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영화의 최 전성기 시절엔 서양 갱스터물과 동양 무협의 조합으로 칼 대신 권총을 잡은 현대식 무협인 홍콩 느와르 장르 영화, <영웅본색>에서 발목까지 오는 긴 트렌치 코트, 선글라스 그리고 입에 성냥개비를 물은 주윤발의 스타일은 지난 35년간 꾸준히 수많은 드라마와 예능에서 회자 및 패러디 되고 있다.
나이 지긋한 남성이 디지털 타블렛으로 중국 전통 보드 게임, 마작을 즐기고, 풍수 전문가와 상의해 디자인된 최첨단의 고층 빌딩들이 올라가는 일상의 면면처럼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며 변화를 거듭해가고 있는 홍콩만의 문화와 색체를 담은 홍콩 영화들이 꾸준히 재개봉 되고 있다.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 속 홍콩의 명소와 홍콩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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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택시 뉴욕의 옐로우 캡, 런던의 블랙 캡이 있다면 홍콩에는 빨간 택시가 있다. |
현대판 전통 무협 영웅 서사 - 영웅본색 (英雄本色, 1986)
남자들의 의리, 암흑가의 배신과 복수를 모티브로 폭력적인 액션 신을 슬로우 모션과 같은 테크닉을 활용, 감각적으로 표현해내는 홍콩 느아르의 대부 오우삼 감독의 장기가 돋보이는 영화.
성냥개비를 물고 쌍권총을 들고 나타나 80년대의 아이콘이 된 주윤발과 미소년의 이미지로 뜨거운 형제애를 보여준 장국영은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화제성을 두루 갖춘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한다.
OST 당년정은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2019년 천만 관객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극한직업의 엔딩곡으로 삽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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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즈 카페 그리고 미도 카페 영화에서 장국영, 장학우, 유가령이 이야기를 나누던 장소이자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퀸즈 카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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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이면서 현대적인 홍콩 그 자체, 치파오 애증의 관계였던 양어머니의 치파오는 시대를 초월하여 여성의 곡선미와 우아함을 뽐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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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펄스 베이 더 베란다 홍콩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인 리펄스 베이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프라이빗 해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
홍콩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인 리펄스 베이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프라이빗 해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1920년에 지어져 영국 식민지 시절의 옛 정취를 품은 레스토랑 더 베란다는 유혹하고자 하는 탕웨이와 유혹당하는 양조위, 단 둘의 첫 데이트 장소.
애프터눈 티의 정석이라 손꼽히는 페닌슐라 호텔에서 운영, 영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홍콩의 모습이 최고급 식기 위 디저트들로 재현된다.
<<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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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작 탕웨이가 정부 고관 부인들의 세계에 들어가는 통로이자 수단이 되어주는 마작. |
배우들이 룰을 몰라 즉석으로 배워서 촬영을 했는데 재미있어서 중독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마작은 청나라 때 기와로 만든 게임으로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었고, 다양한 온라인 오락물로 각색되어 사랑받고 있다. 한국의 화투나 서양의 카드 게임처럼 일상 생활에 공존하는 놀이 문화이자 홍콩에 몇 남지 않은 장인 정신이 깃든 작품들로 승화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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