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저널리스트 전민조 사진전 ‘손의 이끌림’

왕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7 15: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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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6일~6월 7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45점 전시
- “손은 정직함을 가지고 있다”
-“예술과 영혼을 만나는 뜻 깊은 시간되길”

[티티씨뉴스=왕보현 기자]

포토저널리스트 전민조 작가가 사람의 ‘손’을 주제로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 26일 사진전을 개최했다. 

▲ 26일(수)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2층)에서 전민조 사진작가 ‘손의 이끌림’ 전시회가 열렸다. 전민조 작가는 “사람의 얼굴은 표정과 화장과 마스크로 감추고 발가락은 양말과 신발을 신어서 얼마든지 감출 수 있지만 손만큼은 감출 수가 없다고 믿었다. 얼굴보다도 정직한게 손”이라고 말했다

<손의 이끌림>을 제목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 최근작까지 45점이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에서 6월 7일까지 전시 된다.
26일 저녁 개막식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켜가면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오현금 토포하우스 대표의 사회로 작품소개, 작가 인사말, 연규홍 한신대 총장의 환영사, 김재홍 함경북도 도지사와 박기병 대한언론인회 회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이별(남해 2004) 농부의 얼굴을 찍기 위해 전국을 헤매고 다니던 시절에, 지리산 칠선계곡이 보이는 언덕 마을에서 씨를 뿌리는 부부를 발견했다. 지리산 능선을 넣어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있는데, 농부가 "아침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내게 물엇다. 그리고 집으로 초대 받아 '깨죽'을 대접 받았다. 이 농부의 말이 재미있었다. 지리산 부근에서 농사를 짓고 살고 있는데, 사진가들이 다른 농부들은 찍어도 "우리 부부는 모델로서 시원찮아서 그런지 한 번도 찍힌 적이 없었다"며 "아침에 우리 부부를 찍는 사진가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농부는 소도 키우고 있었다. 며칠 있으면 팔려 나갈 소라며, 소의 뺨을 만지는데 이별을 예감했는지 소 눈망울에 눈물이 맺히는 것 같았다.


전민조 작가는 사진전 개막인사을 통해 “고등학교 시절, 로댕의 신의 손이라는 작품을 보고, 손에 집중하게 됐다.”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신문사에 들어갔고, 전체를 찍되 손을 부분적으로 집중해서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애기 손(구로동, 1985)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딸의 예쁜 손을 찍기 위해 구로동의 둘째 동생 집을 방문했다. 동생이 조그만 손을 만지는데 만지면 부서딜 것 같아서 그런지 꽉 잡지를 모하고 손바닥만 펴 들고 있었다. 말은 하지 않아도 촉감으로 사랑을 느끼는 분위기를 찍었다. 어머니는 몇 년 전에 교통사고로 삼아하소 딸은 나이가 40이 되도록 시집갈 생각을 안하고 아버지를 거들며 함께 살고 있다. 결혼보다 직장의 일을 즐기고 있어서 누구나 다 하는 결혼은 미루고 산다. 나는 직장 일이 재미있으면 굳이 결혼을 안 해도 좋다는 생각이다.

 

또 “손은 정직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폭력을 행사하는 손, 환자를 돌보는 손 등 다양한 손이 있는데 이렇듯 참 중요한 손을 보면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며 사람의 손에 천착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합동 세례(연천, 1972) 전선을 지키는 경기도 연천의 육군 연병장에서 병사들이 합동 세례를 받았다. 한 두 사람도 아닌 많은 병사들이 이제히 종교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 모습이 마치 국가 안보가 불안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자는 병사들의 합동 세례를 보며, 미래가 불투명한 세상을 살면서 생명의 소금이 무엇인가를 찾을 때, '종교는 지성의 파괴력에 대한 자연의 반작용'ㅇ;라 했던 베르그송의 말을 생각했다.

연규홍 한신대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전민조 작가 말처럼 손은 정직함을 가졌으며 시대와 역사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손을 보면 인생, 더 나아가 세계가 축약되어 있는데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손’을 찍어온 전민조 작가가 대단하다”며 “코로나19의 어둠을 함께 손을 맞잡고 밝은 곳을 향해 도약해나가기를 바라고, 오늘 그 해답을 이곳에서 스토리로 찾길 바란다. 사진전을 통해 위로와 감동을 받고 위대한 예술과 영혼을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연규홍 한신대 총장이 환영사를 통해 "사진을 통해 끊임없이 삶의 진실을 찾아온 전민조 선생의 예술혼이 절정을 이룬 '손의 이끌림' 사진전이 코로나 시대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의 새 힘을 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북오도청 김재홍 함경북도 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손의 이끌림’에서 떠오르는 것은 결혼식장에서 아버지가 딸을 사위 손에 넘겨주는 장면이다. 아버지가 그 딸을 신랑에게로 이끄는 것은 창세기 2장 22절 말씀, ‘아담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어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오시니’의 성경말씀에서 유래됐다고 생각한다”며 “역사는 끊임없는 이끔과 이끌림의 연속이다. 전민조 작가의 ‘손’ 작품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소리 없는 외침으로 울려퍼진다. ‘너의 손은 지금 누구를 잡고 있느냐, 누구의 손에 잡혀있느냐?’의 마음으로 작품을 즐기고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농부(전북 남원 대산면 풍촌리, 1982) 버스를 타고 풍촌리 마을을 지나가는데 억수같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뭄끝에 단비였다. 버스에서 내리ㅈ, 소에게는 감기 걸리지 않게 비닐을 씨우고, 머리에는 밀짚모자를 쓰고 몸에는 비닐을 덮은 차림새로 밭으로 향하는 농부를 발견했다. 이 노인은 바로 내가 지금까지 찾아 헤메였던 전형적인 농부의 얼굴이었다. 흰 수염은 바람에 날리고 쟁기를 잡은 손톱이 거의 사라진 거친 양손은 곧 인고의 세월을 말해주는 증표처럼 보였다. 촬영후 25년이 지난 2007년에 사진을 들고 농부가 살던 대산면 풍촌리를 찾아가 봤더니, 이미 농부는 2년 전에 교통사고로 사망했음을 알게 되었다. 농부의 셋째 아들에게 사진만 전달하고 돌아서니 "진작 찾아 뵐 걸"하는 한탄을 했다.

 

한편, 전시 기간 동안 매주 수·금요일 오후 3시 ‘작가와의 대화’도 열린다. 6월 9일부터 30일까지는 경기 오산 한신대 중앙도서관 4층 갤러리 한신에서 2차 전시가 이어진다.

 

기도(문익환 모친 김신묵 권사, 우이동, 1985) 우연히 문익환 목사의 모친 긴신묵 여사의 집을 방문하게 됐다. 문 목사는 1976~1994년 가석방 상태로 19년간 여섯 번이나 수감된 목사였다. 모친은 사진을 찍기 전에 아들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어머니는 "절대적인 절망을 거부하고 무엇으로도 깨어지지 않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문 목사의 딸인 통일의 집 문영금 관장(사진 좌측)이 할머니의 기도하는 사진을 보며 감회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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