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색도시에 노란색칠하기
- 장성은 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도시
-“힐링의 숲” 피톤치드 향과 시원한 바람 속으로
- 코로나19로 취소한 가을축제 예산 수해복구 비용으로
[티티씨뉴스 전남 장성 글·사진=왕보현 기자]
 |
▲ 1990년대 초반 영국에서 국비로 유학하던 시절 세계 최대 정원 및 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를 보고 색채도시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장성은 지금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컬러마케팅인 ‘옐로우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해 세계적인 색채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옐로우시티’라는 네이밍도 세계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특허까지 낸 덕분에 옐로우시티라는 브랜드는 장성군밖에 사용할 수 없다 |
“노란색은 지식이나 지적능력을 나타내며, 운동신경을 활성화하고 근육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생성한다. 노랑은 빨강과 초록빛의 혼합으로, 초록 파동의 회복 효과와 빨강 파동의 자극 효과가 혼합되어 있다. 따라서 노랑은 기능을 자극하고 상처를 회복시키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노랑 차크라(상복부)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서, 태양신경총에 위치하며 부신과, 췌장, 간에 영향을 끼친다.”(색채용어사전 2007, 박연선, 국립국어원)
 |
▲ 백양사역 인근에 조성된 황화코스모스밭을 찾은 시민들이 즐기고 있다 |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가 적극적으로 실시된 첫날이다.
기상 관측상 가장 길었던 장마는 전 국토를 물에 푹 담가 놓고 많은 피해와 폭염을 남기고 떠났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는 2차 팬데믹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리고 3단계 대응책을 준비한다. 어디도 가지 말란다. 특히 이번 주말은 각자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상책이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의견을 따르는 게 정답인 듯하다.
 |
▲ 황룡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는 아름다운 색채 도시 ‘장성’은 관광과 휴양 도시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장성군 북이면 행정복지센터 뒷편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벽화거리 |
사회적 거리두기가 성공하고 코로나의 공포를 이겨내는 날, 그날이 오면 ‘코로나 블루’로 쇠락한 몸과 마음을 달래 줄 ‘웰니스 여행 일번지’로 전남 장성을 찾아보자.
전남 장성(長城)은 산세가 성곽처럼 지대를 둘러싸고 있는 데서 유래된 지명이다. 영산강 최상류인 황룡강과 장성호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뻗은 산줄기 속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전남 담양군과 영광군, 광주광역시, 전북 정읍시와 고창군에 둘러싸여 있다.
 |
▲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를 위해 심은 해바라기가 지난해 9월말 전남 장성 활룡강변 황미르랜드에서 황금빛 자태를 뽐내고 있다.(자료사진=장성군 제공) |
조선시대에 필암서원, 고산서원, 봉암서원 등 곳곳에 서원이 생겨 호남을 대표하는 유림의 고장으로 이름을 높였다. 흥선대원군은 조선 8도를 평가하면서 장성을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학문으로는 장성만 한 곳이 없다)’이라고 일컬었다.
 |
▲ 필암서원은 호남에선 유일하게 문묘에 위패가 안치된 지역 유림의 종장이자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인 하서(河西) 김인후(1510~1560)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590년(선조 23) 그의 고향인 장성읍 기산리에 건립됐다.이후 1597년 정유재란으로 불타 없어진 것을 지역민들이 힘을 모아 인조 2년(1624)에 자리를 옮겨 황룡면 필암리에 다시 세웠다. 서원 이름을 '필암(筆巖)'으로 지은 것은 김인후의 고향인 맥동 마을 입구에 있는 '붓처럼 생긴 바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호남지역에 유일하게 남은 서원이다. (자료사진=장성군 제공) |
집중호우가 지나고 장마가 막바지에 이른 지난 12일 전국적인 수해 취재를 마치고 옐로우시티(Yellow city) 장성을 찾았다.
옐로우시티란 노란색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도시를 뜻한다.
장성은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적, 청, 황, 흑, 백)의 중심에 황색이 자리하듯 지리적으로도 호남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장성은 장성호를 비롯해 축령산 편백숲과 세계문화유산인 필암서원, 남창계곡, 홍길동테마파크, 금곡영화마을 등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면서도 관광지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
▲ ‘장성호 수변길’은 현재 8.4km가 조성되어 있으며 계속해서 수변 길을 추진하여 전체 34km에 이르는 장성호 수변 백리 길을 구간별 테마가 있는 명소로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호숫가 가파른 절벽을 따라 세운 나무 데크 다리를 걸으며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탁 트인 장성호의 수려한 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사진=장성군 제공) |
하지만 광주광역시의 위성 도시에 불과했던 장성이 민선 6기에 들어서면서 관광자원 개발에 나섰다. 수십 년간 방치되던 장성호 주변을 정비하고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2014년 컬러 마케팅을 도입해 ‘옐로우시티(yellowcity)’를 선포하고 도시 곳곳에 ‘노란 물결’을 입히기 시작했다.
장성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황룡강에 주민을 수호하는 ‘누런 용’이 살았다는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장성군은 황룡강과 장성호에 옐로우시티 마케팅을 입혀 관광자원의 두 축으로 개발하고 있다.

컬러 마케팅은 유두석(70) 군수의 아이디어다. 엘로우시티 디자이너를 자임하는 그는 공무원시절 영국에 유학하면서 세계 최대 정원 및 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를 유심히 살폈던 경험을 살려 ‘무색도시 장성’의 색칠하기에 들어갔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황룡강(黃龍江)에서 노란색의 힌트를 얻어 ‘옐로우 장성’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꽃과 나무로 도시를 디자인하고 노란색과 해바라기의 상징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함께 도시 전체를 노랗게 물들였다.
 |
▲ 황룡강변에 조성된 황화코스모스밭 |
장성군은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해 황룡강변 3.5㎞ 구간에 황화코스모스, 핑크뮬리, 천일홍, 국화, 해바라기 등 10억 송이 꽃길을 조성하고 매년 10월 ‘황룡강 노란 꽃잔치’ 축제를 열었다. 축제는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0만 명이 넘는 방문이 이어지는 성과도 거뒀다.
 |
▲ 황룡강 인도교 |
하지만 장성군은 지난 19일, 올해 10월로 예정되어 있던 황룡강 노란꽃잔치의 개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전국적인 재확산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른 선제적인 결정이다. 군은 축령산 편백산소축제(10월)와 백양단풍축제(11월)도 취소하기로 했다. 장성군은 비 피해로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과 농가의 시름을 덜기 위해 취소된 축제 예산 전액을 수해 지역의 응급 복구에 투입할 방침이다.
 |
▲ 장성군은 올해 10월로 예정된 황룡강 노란꽃 잔치 개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자료사진=장성군 제공) |
장성군은 코로나19와 수해복구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황룡강을 관광산업의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기반시설 확대 작업도 함께 이어가고 있다.
황룡강 주변에 오색 정원을 꾸미고 물빛공연장, 플라워터널 등을 만들어서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만들 야심 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
▲ 장성호 출렁다리 |
황룡강과 함께 장성군이 중점 관광자원으로 삼고 있는 곳이 축령산과 백양사다.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나무 조림지인 축령산을 ‘편백 힐링특구’로 지정해 ‘호남의 알프스’로 가꾼다는 구상이다. 내장산국립공원에 있는 ‘천년고찰 백양사’의 ‘장성’ 이름 찾기에도 나선다. 백암산이 포함돼 있는 내장산국립공원을 ‘내장산·백암산 국립공원’으로 명칭을 바꿔 장성 백양사의 뿌리를 되찾을 계획이다.

저수량이 1억㎥에 달해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장성호는 수변 100리길 34㎞ 구간 중 현재 좌측(출렁길)이 8.4km, 우측(숲속길)이 2.6km 등 11㎞를 새롭게 단장하고 출렁다리 2개소도 설치했다.
탁 트인 장성호의 아름다움을 수면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옐로우 출렁다리’는 장성호 수변길 1.2km 지점과 2.7km 지점을 연결해 준다. ‘옐로우 출렁다리’에서 1km정도 더 걷다 보면 올해 6월 새롭게 개통된 ‘황금빛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순차적으로 나머지 구간도 완료하고 집라인, 리조트 등을 지어 체류형 관광단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
▲ 장성호 출렁다리 |
장성에는 이 외에도 세계문화유산인 필암서원을 비롯해 홍길동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는 홍길동 테마파크가 있다. 필암서원은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코로나19를 피해 전국 각지의 문화유산을 감상하면서 언택트 휴가를 즐길 수 있는 7개의 ‘한국 문화유산 방문코스’의 한 곳이기도 하다.
 |
▲ 남창계곡은 높이 654여m의 입암산 기슭에 위치한 남창골은 국립공원 내장산 남부(남창 지구)에 속한다. 산성, 은선동 그리고 반석동(새재 계곡)등 6개 계곡으로 이루어졌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우며 유명한 것에 비해 여름철 피서객들이 많이 붐비지 않고 물놀이를 할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아주 좋다. |
계곡 곳곳마다 크고 작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선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남창계곡과 인근에는 영화 「태백산맥」의 주요 무대로 사용되었던 금곡영화마을, 삼한시대의 성으로 추측되는 입암산성도 장성의 명소다.
마을 담벼락에 반고흐 그림이 가득한 북이면 벽화거리도 볼거리다. 장성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있지 않지만 전국 잔디 생산의 62%를 차지하는 잔디 주산지로 노랑만큼이나 싱그런 녹색도 눈의 피로를 회복시켜 준다.
 |
▲ 남창계곡의 몽계폭포 |
-“힐링의 숲” 피톤치드 향과 시원한 바람 속으로  |
▲ 임종국 선생은 벌거숭이 땅에 1956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해 1987년 임종하는 순간까지도 나무만 생각했다는 애림가였다. |
장성의 명소를 구석구석 둘러보면서 노랑과 역사문화에 흠뻑 취한 후에는 지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한 국내 최대 규모의 편백과 삼나무 인공조림지인 축령산을 향해보자.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편백 향 가득한 숲속을 여유롭게 산책해 보자. 지난여름 폭우와 폭염 코로나까지… 숲은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수고했다’ 등 두드려주고 면역력까지 높여주는 나만의 초록 공간이다.

축령산(621.6m) 편백 숲은 전북 고창과 경계를 이룬 장성군 서삼면과 북일면 일대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
5~70년생 편백과 삼나무 등 상록수림대 1,150ha가 울창하게 조성되어 있다. 숲속에 들어서면 쭉쭉 뻗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독림가였던 춘원 임종국 선생이 6·25 전란 후 황폐화된 산지에 1956년부터 꾸준히 나무를 심고 가꾸어 현재의 전국최대조림지를 탄생시켰다.
 |
▲ 축령산 ‘치유의 숲’은 여행, 휴양과 함께 건강 효과를 목적으로 조성한 녹색 공간이다. |
편백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 향이 삼림욕 최적의 장소로 널리 알려지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축령산 편백 숲속에 자리한 국립장성숲체원도 방문해 보자.
국립장성숲체원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올해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곳이다.
 |
▲ 장성 축령산 편백숲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과 경계를 이루는 명산이다. 독림가 춘원 임종국 선생이 1956∼1989년까지 34년간 심혈을 기울여 축령산 일대에 삼나무 62㏊, 편백 143㏊,낙엽송·기타 55㏊를 조림하여 벌거벗었던 산록을 늘 푸르게 한 전국 최대 조림성공지이다. 현재는 나무높이 20여m, 경급 40여㎝의 임목이 빽빽히 들어서 있어 국민의 보건휴양 및 정서 함양을 위한 야외휴양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쾌적하고 편리한 자연교육장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침엽수림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는 심신이 맑아져 안정을 가져오며, 인체의 심폐기능 강화로 기관지천식, 폐결핵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
‘웰니스 관광지’는 참살이(Well-being)와 행복(Happiness)을 합친 말로 최근 여행 흐름이 바뀌며 각광 받고 있다. 한방, 힐링(치유)‧명상, 뷰티(미용)‧스파, 자연 ‧ 숲치유 4가지 테마로 분류되며 국립장성숲체원은 그 중 자연·숲 치유 분야의 대표 웰니스 관광지로 이름을 올렸다.
 |
▲ 장성숲체원 산림교육센터 전경(사진=국립장성숲체원 제공) |
김종연 국립장성숲체원장은 “숲에서 산림치유활동은 ‘면역력향상과 건강증진’, ‘신경우울증 개선’, ‘이상행동의 교정’, ‘사회성의 증가’, ‘알코올 중독 치료’, ‘신체의 균형조절’, ‘직장인들의 생산성 향상’ 등 아주 다양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많은 학자들이 보고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로 인한 국민들의 스트레스 해소에는 다양한 치유 인자를 품은 ‘숲’을 찾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장성숲체원 산림교육센터(사진=국립장성숲체원 제공) |
또한 장성군은 산림청과 손을 잡고 축령산 등산로 일대에 총 38억 원 규모의 ‘축령산 하늘숲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0월 말 실시설계가 마무리될 예정이며, 올해 착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 국립장성숲체원의 산림교육 프로그램중 하나인 자연놀이 체험 활동은 실내에서 자연물을 이용한 신체 놀이활동을 통해 관계증진 및 행복찾기 시간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다.(사진=국립장성숲체원 제공) |
사업 구간인 치유의 숲 일원에 수목 분포에 따라 최고 10m 높이로 조성될 예정인 ‘하늘숲길’을 비롯해 전망대와 쉼터, 목교, 포토존 등을 설치한다.
특히 하늘숲길은 숲속이 아닌, 숲 위를 걸을 수 있는 체험과 수려한 전망을 제공할 예정이어서 기대가 높다.
 |
▲ 휴식과 건강을 동시에…산림치유_편백숲 요가 축령산 ‘치유의 숲’은 여행, 휴양과 함께 건강 효과를 목적으로 조성한 녹색 공간이다.(사진=국립장성숲체원 제공) |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입장이 제한되는 등 변동 여지가 있으므로 방문하기 전 개방여부·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건 필수다.
[저작권자ⓒ 티티씨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