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년 금단의 땅'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 개방…
- 서울광장 면적 3배가 시민휴식공간으로…
[티티씨뉴스=글·사진 왕보현 기자]
한 세기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들여다볼 수조차 없었던 금단의 땅,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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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옆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있던 '송현동 부지'가 한 세기 만에 활짝 개방되어 7일 음악회를 겸한 <가을달빛송현> 행사를 열었다. |
서울시는 110여 년 만에 시민에게 돌아오는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임시개방을 기념하기 위해 7일 음악회를 겸한 <가을달빛송현> 행사를 열었다.
잔디광장 한켠에는 보름달을 형상화한 지름 5m 크기의 달 조명을 중심으로 수십 개 작은 달이 방사형으로 펼쳐지는 ‘조명 조형물’이 설치돼 가을밤을 밝혔다.
달빛이 쏟아지는 가을밤, 110 년 만에 열린 공간에서 시민들은 삼삼오오 가족끼리 혹은 직장동료들끼리 연인끼리 사진을 찍으며 짙어가는 가을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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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둘러 쌓았던 4m 높이 장벽을 1.2m 돌담으로 낮춰 바깥에서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가운데에는 1만㎡ 넓이의 잔디 광장을 만들고, 광장 주변에 야생화 군락지도 조성했다. 퇴근길 한 시민이 송현동 부지의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그동안 송현동 부지는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110년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밖에서 들여다볼 수조차 없었다.
조선 시대에는 주로 왕족들이 흩어져 살다가 1910년 일제강점기 식민자본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섰고 광복 후 1997년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였다. 이후 소유권이 한국 정부에서 삼성생명으로, 다시 대한항공으로 넘어가며 20여 년간 방치되다 서울시가 2020년 6월 공원화 계획을 발표한 뒤 우여곡절 끝에 다시 공공 부지로 돌아왔다.
대한항공,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3자 간 합의로 부지 교환이 성사돼 올해 7월 초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LH로 변경됐으며 조만간 서울시로 넘어올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 부지로 선정됐고, 서울시는 기증관 건립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2024년 12월까지 약 2년간 이곳을 시민에게 먼저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 개최되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비롯하여 프리즈서울, 작은음악회, 버스킹 등 시민참여형 문화예술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광장 면적 3배에 달하는 3만7천117㎡ 규모 땅이 시민 휴식공간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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