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벌판 철원, 풍요로운 수확

왕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8-31 18: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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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원, 황금벌판 벼수확 시작
-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 들녘 벼베기
- 볏짚과 떨어진 알곡들을 논에 그대로

[티티씨뉴스 철원=글·사진 왕보현 기자]

▲ 30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 벌판에서 만난 농부 이원규(72) 씨가 잘익은 벼를 한아름 베어들고 활짝 웃는다.

 

“지난 4월 25일에 모내기를 했으니 4달 만에 수확하는 것입니다.” 30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 벌판에서 만난 농부 이원규(72) 씨는 지난여름 폭염을 이겨낸 벼들이 고맙다“면서 "50년을 넘게 고향에서 논농사를 지었는데 요즘은 농사가 많이 쉬어졌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농사를 지을 때는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모두를 사람의 손으로 했는데 지금은 모판 나르는 일 말고는 대부분 기계가 농사를 짓는다.”면서 “불과 십 수년 전만 하더라도 추수때가 되면 인근 군부대 장병들이 나와서 일손을 도와주었는데 이제는 저 콤바인(벼베는 농기계)이 100 사람 몫도 더 감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 30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 이원규 씨 논에서 콤바인이 가을걷이를 시작하고 있다.

황금벌판을 이룬 철원평야에 벼 베기가 시작되었다.
▲ 콤바인이 추수한 자리를 찾은 백로들

철원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쌀의 품질과 가치는 결국 밥맛이 얼마나 좋으냐에 따라 결정된다. 철원 지역은 맑은 물과 청량한 공기, 기름진 황토 등 청정 환경에서 생산되어 전국에서도 최고의 밥맛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자랑한다.
▲ 30일 황금벌판을 이룬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 들녘에 콤바인이 힘차게 돌아간다.


지난 여름 최장 열대야를 이겨낸 들판은 풍요롭다. 
▲ 백로가족은 농부들의 추수현장에서 미꾸라지를 잡아먹으며 포식을 한다.

 

벼농사가 기계화 되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속담에 “한 톨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 농부는 일곱 근의 땀을 흘린다”는 말이 있다. 또 한자로 쓴 쌀미(米)를 풀어보면 팔십팔(八十八)이 되니 한 톨의 쌀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농부의 여든여덟 번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는 말도 있다.


한 시인은 쌀 한 톨에 바람과 천둥과 비와 햇살과 외로운 별빛, 농부의 새벽이 스며있고 생명의 무게, 평화의 무게, 농부의 무게, 세월의 무게, 우주의 무게가 담겨있다고 노래했다.

뭉게구름 걸린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황금벌판 뒤로는 민간인 통제구역이 펼쳐지고 있지만 농부의 낫을 기다리는 황금 들녘은 평화롭다.
콤바인이 열심히 돌아가는 동안 어디에서 누구에게 들었는지 백로 떼가 몰려들었다. 백로가족은 한 여름 벼가 크는 동안 논 바닥에서 함께 자란 미꾸라지 잡기에 여념이 없다.

  

▲ 쌀 한 톨에 바람과 천둥과 비와 햇살과 외로운 별빛, 농부의 새벽이 스며있고 생명의 무게, 평화의 무게, 농부의 무게, 세월의 무게, 우주의 무게가 담겨있다

 

철원평야에서 나는 쌀의 인기 비결을 묻자 이원규 씨는 “철원평야에서 나는 오대쌀은 낮과 밤의 큰 일교차, 기름진 황토 흙, 풍부한 일조량, 청정한 물과 공기 등으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면서 본인은 “추수 후 볏짚을 사료용으로 판매하지 않고 내년도 농사를 위해 그대로 논에 깔아 놓는다. 그러면 겨울철새들에게도 유익하고 내년도에 더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 추수철 새참시간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인근 식당에서 배달온 점심식사를 알곡운반용 트렉터가 만든 그늘에서 잠간만에 해결한다.


이제 추수를 시작했으니 곧 두루미 등 겨울 철새가 철원평야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원규 씨를 비롯한 철원의 농부들은 볏짚과 떨어진 알곡들을 논에 그대로 놔둔다. 철새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다. 철새들에게는 남쪽도 북쪽도 없고 군사분계선도 없다. 그저 하늘을 맘껏 나는 자유가 있을 뿐이다. 철원평야의 황금벌판이 한가위를 맞는 우리 마음속에 평화로 그려지길 바란다.

▲ 콤바인은 논에서 벼를 잘라내고 볍씨를 탈곡해 운반기기에 옮긴다.

 

▲ 황금벌판으로 변한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 벌판에 추수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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