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아 떠나는 겨울진객, 고니에게 넉넉히 먹이 줘-
-2월 하순 큰고니 600여 마리 한강 당정섬 주변에 모여 장관-
[코리아 투어 프레스=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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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당대교 아래인 하남시 당정섬 일대는 몽골,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서 매년 11월 첫째 주부터 고니들이 날아들기 시작해 11월 중순이면 무리지어 이 지역을 찾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찾아 올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 좋은 수도권 최대의 철새도래지이다. |
수도권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당정섬 주변에는 매년 겨울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천연기념물 201-2호), 참수리(천연기념물 243호),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243호), 호사비오리(천연기념물 448호), 비오리, 청둥오리와 큰부리큰기러기 등 40여 종의 겨울 철새 5천여 마리가 찾아들어 장관을 이룬다. 올해는 특히 혹고니(Mute swan 천연기념물 201-3호)도 당정섬을 찾았다.
이같이 당정섬은 고니류 외에도 국내 최대 참수리, 흰꼬리수리의 월동지로 알려지면서 탐조객과 생태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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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부리큰기러기가 아파트를 배경으로 무리지어 날고 있다. 큰부리큰기러기는 세계적으로 10만마리만 남아있는 귀한 새로 알려져 있다. |
당정섬은 서울 강동구와 연접한 하남시의 대표적 자연형 생태하천인 덕풍천과 산곡천이 한강의 물줄기와 만나는 팔당대교 바로 아래 위치한 조그마한 섬이다
이곳 당정섬은 지난 1986년부터 10여 년간 한강종합개발사업에 따른 골재 채취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자연적인 퇴적작용으로 다시 생긴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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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고니 한쌍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몸길이 약 1.5m의 혹고니는 몸 빛깔은 암수 모두 순백색이며, 눈앞의 피부와 윗부리 기부의 양쪽, 윗부리 기부의 큰 혹, 아랫부리는붉은색이다. 한국에서는 1968년 5월 31일 천연기념물 제201-3호로 지정되었고,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
주변 수심이 앝아 다양한 미생물과 수서곤충, 어류의 서식으로 먹이가 풍부하다. 또 강폭이 넓어 큰고니를 비롯한 겨울 철새에게 최적의 먹이터이자 쉼터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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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9일 하남시 한강변에 위치한 당정섬 주변 모래톱에 서정화 고니학교 교장(사진 가운데)을 비롯 하남시 푸른교육공동체 회원이 시베리아 등 번식지로 먼길을 떠나는 큰고니를 위해 넉넉히 먹이를 주고 있다 |
2월 29일은 원래 고니학교 측에서도 먼 길 떠나는 겨울 철새들을 위해 넉넉히 먹이 주기로 약속한 날이다. 조촐하지만 고니 환송식을 치르려고 했으나 이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취소했다. 이날 먹이 주기도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아 서 교장과 푸른교육공동체 이진백(61) 운영위원, 생태사진가 3 사람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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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화 교장(사진 왼쪽)과 푸른교육공동체운영위원들이 고니에게 줄 고구마 80kg을 썰고 있다. |
남아있는 고니들에게 넉넉히 썰어간 고구마를 모래톱에 뿌려주고 올라온 서 교장은 한강수위가 웬일인지 2018년 가을부터 조금씩 올라가 현재는 당정섬 일대의 모래톱이 많이 잠겨있다고 말한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특별히 방류량을 늘리지는 않았다. 팔당댐 부유물제거 작업으로 방류량이 일정하지 않았던 기간은 있었다.”고 답했다. 서 교장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지만 모래톱이 줄어들면 새들이 쉼터가 줄어들어 당연히 새들이 적게 모일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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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니학교는 매주 2차례 당정섬 인근 모래톱에 당정섬 일대에서 겨울을 나는 고니를 위해 고구마 위주로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이따금 불청객 고라니가 찾아와 고니의 먹이를 가로채기도 한다. |
서 교장은 하남시와 환경부가 조금 더 이곳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외국에서도 관광객이나 탐조인들이 찾아올 정도로 세계적 명소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다.
당점섬은 도심에서 불과 1시간이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세계 어디에서도 수백 마리의 고니떼가 비상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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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식지로 날아가기 위해 힘차게 도움닫기를 하는 큰고니 무리. 아무사고 없이 무사히 귀향하기를 소망한다. |
서 교장은 "많은 새들이 안정적으로 이곳을 찾기 위해서는 먹이공급량도 늘리고 참수리 등 맹금류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물고기도 먹이로 제공해야한다”면서 “특히 실버세대에게 모니터링과 새 보호 및 감시활동을 맡기면 어르신 일자리 창출도 되고 매일 맑은 공기 마시며 걷다 보면 건강관리도 된다. 또 하남시를 찾는 귀한 새들을 지킨다는 하남 시민으로서 자부심도 크게 느낄 것이다. 일석삼조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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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봉사자들이 뿌려준 고구마를 맛있게 먹고 있는 큰고니 무리. 고구마는 고니들이 물 속으로 머리를 처박고 캐어먹는 뿌리식물 매자기와 맛이 비슷해 좋아한다. |
김상호 하남시장은 “수도권 최대 철새 도래지인 당정섬과 고니는 하남이 품고 있는 보물”이라며 “다친 고니를 살피고 지속적으로 먹이활동을 돕는 등 생명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노력과 경이로운 자연의 복원력이 당정섬과 매년 우리 지역을 찾는 고니의 개체 수가 늘어나는 기적을 이뤄냈다. 하남시는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는 친환경 명품도시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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