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씨뉴스=글·사진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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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신은혜교회 교인들이 지난 18일 하늘과 가까운 산동네인 서울 중구 금호산 반고개 쉼터 앞에서 촛불을 들고 아기 예수 탄생을 노래하고 있다. |
서울 중구 약수동은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서울의 한복판이다. 약수역에서 좁은 골목길을 따라 20분여 오르자 연립주택을 개조한 작은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진다.
서울 시내에서 가장 하늘이 가까운 금호산 트래킹 시작점 반고개 쉼터 앞 성신은혜교회에서 성탄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이지만 우리의 마음은 따뜻하기를 원합니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친절한 말 한마디 나누어 따스한 세상을 만들어 나갑시다.” 이 교회 정춘모 목사가 대림절 넷째 주일인 18일 저녁예배 시간에 설교말씀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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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신은혜교회 교인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금호산 반고개 쉼터 앞에서 도심의 고층빌딩을 배경으로 촛불을 들고 아기 예수 탄생을 노래하고 있다 |
“예수님은 세상의 가장 낮은 곳인 마구간에서 태어 나셨다. 다시 성탄의 계절이다. 2000년 전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의 뜻을 되새기며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인 홀몸 노인, 소년소녀가장들, 외국인 노동자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돌볼 때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더욱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산동네 편도1차선 정도의 찻길 끝에 위치한 성신은혜교회는 서울 도심에서 가장 공기가 맑은 동네인 약수동에서 지역을 돌보는 교회이다. 동네의 오래된 주택 지하공간을 리모델링해 청년들에게 제공한다. 여기서 얻어지는 월세는 장학금으로 조성되어 선순환 한다. 집주인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깨끗한 지하공간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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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신은혜교회 교인들의 자녀인 어린이들도 각자의 촛불을 들고 아기 예수 탄생을 노래하고 있다. |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이 동네는 더욱 춥다. 칼바람 속에 교인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던 성산은혜교회 박충열(58) 장로는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힘든 한 해였지만 성탄의 기쁨을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참 감사하다”면서, “성탄절을 맞아 기쁨과 평화가 넘쳐 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9일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 역까지는 지하철로 불과 1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이다. 약수역, 버티고개, 한강진역 다음이 이태원역이다. 우리의 이웃 가운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심지어 혐오가 넘친다. 이태원 참사 후 50여 일, 안타깝게 떠난 이들을 그리며 슬픔에 잠긴 이들에게 성탄절의 위로와 희망이 함께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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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신은혜교회 교인들이 지난 18일 하늘과 가까운 산동네인 서울 중구 금호산 반고개 쉼터 앞에서 촛불을 들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오셨네 등을 부르며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고 있다. |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이순창 총회장은 “소외된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성탄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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