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벌써 설이라...” 설 명절 준비 바쁜 오일장

왕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9 11: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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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사흘 전 전통시장은 북적북적
- 전북 고창군 고창 오일장 들썩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된 첫 번째 설

[티티씨뉴스 고창=글·사진 왕보현 기자]

“올 설에는 애들이 다 내려 온 다네요.” 모락모락 김이 솟아오르는 가래떡을 뽑는 손길이 분주하다.  

▲ 설에 오는 자식들에게 나눠 줄 가래떡을 뽑는 읍내 장터의 방앗간에는 정이 넘쳐난다.

‘설날’은 그 한 마디만으로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 그리고 멀리 떨어져 지내는 형제자매와 아들·딸들의 얼굴이 떠오를 만큼 가족을 향한 애틋함과 정겨움이 담겨 있다. 설이 다가올수록 가족을 만날 기대감과 친지들에게 드릴 선물 준비, 귀향을 위한 차표 예매 등으로 마음이 설레고 분주해 진다.
▲ 설 밑 대목장이 서면 모든 사람이 장을 보러 간다는 뜻으로 “남이 장에 간다니 자기도 갓을 쓴다”거나 “눈먼 새도 설 대목장 보러 간다” 등 재미있는 속담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맞는 첫 번째 설을 앞두고 전북 고창의 전통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은 어려운 경기상황 속에서도 3년 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는 모습이다.

18일 오전 전북 고창군 고창읍 5일장은 대목장이라는 이름이 부럽지 않게 설을 준비하려는 촌로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굽은 허리에 시장 안을 이리 저리 다니는 할머니의 투박한 손에는 조기와 홍어, 사과와 배 등 제수용 과일과 생선이 장바구니 가득 들려있었다.

 


전통 5일장인 고창 전통시장에는 설 명절을 준비하는 주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이다. “물건 좋아요..., 맛보고 가세요...”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활기차고 오가는 사람들은 망설임과 흥정으로 장터는 더욱 활기가 넘친다.
▲ 18일 오전 고창전통시장을 찾은 노부부가 0고기를 구입한 후 값을 치르고 있다.


고창군 해리면 신흥마을에서 푸성귀를 챙겨 나온 오일자(69) 할머니는 “오늘 가지고 나온 채소는 다 팔아야하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못 팔았어요.”라며 “광주와 전주에 사는 손자 5명, 손녀 3명이 이번 설에 모두 온다고 했는데 얼른 다 팔아야 손주들에게 용돈을 줄 텐데”라며 그래도 다 팔 것 같다며 웃었다.


▲ 설명절 준비는 뭐니 뭐니 해도 가래떡 뽑기부터 시작한다

푸줏간에는 선홍색 싱싱한 돼지고기가 걸려 있고, 어물전에는 고등어와 갈치가 줄지어 있고 생선전을 만들기 위한 동태포를 뜨는 손길이 분주하다. 갓 삶아 낸 두부의 부드러움과 찐빵가게에서 솟아나는 수증기는 장날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 시킨다.
건어물 가게에는 이게 다 팔릴까 하는 정도로 많은 조기가 줄지어 걸려있고, 설 차례상에 올라갈 밤, 대추, 단감을 차가운 길바닥에 좌판을 펼쳐놓은 노점상도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바쁘다. 고기 근을 달아 산 촌부의 주머니 속 쌈지 돈은 금새 바닥나고, 고이 모아두었던 지역 상품권을 허리춤에서 꺼내들고 한 장 두 장, 만원 이 만원 하는 손이 떨린다.

시장 방앗간에서 만난 (신경숙 82· 신림면 성산리) 할머니는 “설에 오는 자식들에게 나눠 줄 가래떡과 기름을 짜러 왔다. 고기도 넉넉히 샀다.”며 “사실 차도 막히고 힘든데 오지 말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다들 내려 올거라면서 빨리 자식과 손주들을 보고 싶다.”고 미소 짓는다.

전통시장 입구에서 한과를 판매하는 유성수(78) 씨는 “한과는 설 명절에 다 못 팔면 재고로 남아서 열심히 팔아야 해요, 오늘 다행히 대목장이라 손님이 많아서 다 팔 것 같다.”라며 “우리 한과는 정말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다. 일단 맛을 보라”며 기자에게 한과와 깨강정을 권했다. 계묘년 새해에는 모든 가정에 따뜻한 사랑의 온기가 더해지고 가족구성원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 건어물 가게에는 이게 다 팔릴까 하는 정도로 많은 조기가 줄지어 걸려있고, 설 차례상에 올라갈 밤, 대추, 단감을 차가운 길바닥에 좌판을 펼쳐놓은 노점상도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바쁘다.


한편,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20~24일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519만대로 전년 대비 24% 증가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설 연휴 기간에 맞춰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관계기관 합동 대책을 수립·시행할 계획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전국 귀성·귀경 이동인원을 총 2548만 명, 하루 평균 530만 명으로 예측했다.

 


 

▲ 설 제수용품에 사용할 한과를 맛보고 있다. 한과류를 판매하는 사장은 우리집 한과와 깨강정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추겨세운다.

 


 


 

 

▲ 전통 5일장인 고창 전통시장에는 설 명절을 준비하는 주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이다. “물건 좋아요., 맛보고 가세요.”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활기차고 오가는 사람들은 망설임과 흥정으로 장터는 더욱 활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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