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구, 얼굴 없는 천사 14년째 쌀 보내와
- 이승로 성북구청장 “천사가 보낸 쌀, 취약계층에 든든한 밥심, 훈훈한 감동”
- 14년째 총 4천2백포, 84톤, 싯가 2억1천7백여 만 원에 이르는 규모

[티티씨뉴스=글·사진왕보현 기자]

“어려운 이웃이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와 함께 올 해로 14년 째 얼굴 없는 천사의 사랑이 전달되었다.

▲ 10일 아침 얼굴 없는 천사가 2024 갑진년에도 어김없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를 보내왔다.

10일 아침 얼굴 없는 천사가 2024 갑진년에도 어김없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를 보내왔다. 2011년 시작해 14년째로 올해까지 총 4,200포, 쌀 무게 84톤, 싯가 2억1천7백여 만 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번에도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명절을 날 수 있도록 6일 새벽에 쌀을 보내니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가 전부였다.

▲ 10일 아침 얼굴 없는 천사가 2024 갑진년에도 어김없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를 보내왔다.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온 쌀을 차에서 내린 뒤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서 주민과 구청 관계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천사의 전화를 받은 월곡2동 주민센터 한 직원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천사가 쌀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었다” 면서 “천사의 전화를 받고서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천사의 안부를 확인하게 되어 안도하는 마음까지 있다”고 밝혔다.

▲ 10일 아침 얼굴 없는 천사가 2024 갑진년에도 어김없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를 보내왔다. 이승로 구청장(노란색 민방위복)과 구청 직원, 자원봉사자등이 쌀 포대를 나르고 있다.

천사의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을 맞이하고 쌀을 내리는 일은 이제 월곡2동의 연례행사가 되었다. 해마다 천사의 쌀이 도착하는 새벽이면 월곡2동주민센터 앞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산책하던 주민, 군인 등이 일렬로 서서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 10일 아침 얼굴 없는 천사가 2024 갑진년에도 어김없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를 보내왔다. 이승로 구청장(노란색 민방위복)과 구청 직원, 자원봉사자등이 쌀 포대를 나르고 있다.

트럭에서 내린 쌀 포대를 나르던 자원봉사자 김수경(월곡1동, 42세)씨는 “이렇게 많은 봉사자들과 함께 쌀 나눔 행사에 참여해 나눔의 의미를 실천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의미도 있고 기쁘다.”면서 “오늘 나눈 쌀로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따듯한 마음이 잘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월곡2동 주민 이금자씨는 “올 해도 우리 마을을 위해 보내주신 선물 감동”이라며,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래도 따스한 세상’을 만들어 주는 얼굴 없는 천사님 건강하시고 더 큰 복 받기를 빈다”고 말했다.

오수미 월곡2동장은 “월곡2동 기부의 마중물이 되어주신 천사님의 뜻을 새겨 주민들이 행복한 동네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의 인사를 전했다.

천사를 따라 상월곡실버센터의 어르신부터 지역어린이집 어린이까지 월곡2동은 물론 성북구 전역에서 다양한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 트럭에서 쌀 300포대를 다 내린 후 이승로 구청장은 얼굴없는 천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담아 주민대표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14년 동안 선행이 이어지면서 “얼굴 없는 천사가 누구인지 좀 알려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드러내지 않고 나누며 살고자 하는 천사의 뜻을 존중하여 성북구는 천사에 대한 수소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서 주민과 구청 관계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온 쌀을 옮기고 있다.

트럭에서 쌀 300포대를 다 내린 후 이승로 구청장은 얼굴 없는 천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담아 주민대표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며 “물가 급등, 오랜 경기 침체로 소외 이웃이 더욱 큰 고독감 속에서 지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소외 이웃에게 마음 따스한 이웃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안길 뿐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천사의 뜻을 더욱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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