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당정섬, 큰코니들의 겨울 낙원

왕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9 1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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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남 당정섬과 팔당댐 주변은 수도권 최대 철새도래지
- 하남 한강 겨울철새 동시센서스 조사
- 큰고니, 호사비오리, 원앙 등 5천여마리 찾아와
- 당정섬과 마주한 고니전망대 생태나들이 명소

[티티씨뉴스 하남=글·사진 왕보현 기자]

▲ 팔당대교 아래 하남시 강정섬에는 매년 겨울이면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와 원앙, 멸종위기종인 참수리, 흰꼬리수리, 호사비오리 외 흰죽지, 흰빰오리, 비오리, 청둥오리와 큰기러기 등이 찾아 들어 장관을 이룬다. 올해 겨울 팔당댐 하류지역에서는 52종 4,548마리의 조류가 확인되었다.

 

올 겨울에도 시베리아 툰트라의 번식지를 출발한 큰고니들이 팔당댐 하류 하남시 당정섬을 찾아왔다. 

팔당댐 하류 팔당대교 아래 당정섬을 찾은 고니 가족들은 파란 강물 위를 힘차게 뜨고 내린다. 가족단위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던 고니들이 어느 순간 긴 목을 세우고 백조의 합창을 시작한다. 12월 중순 이후 추위로 팔당댐 상류가 얼어붙자 겨울 철새들은 먹이터와 쉼터를 찾아 팔당댐 하류로 몰렸다. 

 

▲ 먹이활동을 마친 큰고니 무리가 따사로운 겨울햇살 아래 휴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팔당대교 아래 한강 당정섬 주변은 지난 12월 하순부터 큰고니를 비롯해 많은 철새들이 모여들면서 시민들과 탐조객, 생태사진가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들은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며 큰고니 가족을 카메라에 담기에 분주하다.
▲ 큰고니가족이 당정섬 인근 강가에 내려 앉고 있다.

검단산과 예봉산 사이 위치한 당정섬 일대는 강폭이 넓고 주변 수심이 얕다. 한겨울에도 강물이 잘 얼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어류와 수서곤충, 어패류, 뿌리식물 등 새들의 먹거리가 풍부하다. 강 주변으로는 갈대숲 등 잠자리도 안정적이어서 겨울철새의 서식 환경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 팔당대교 아래를 위험스레 비행하는 고니가족. 고압선 등 인공구조물은 철새들에게는 매우 위험한 존재이다.

팔당댐 상류지역이 이른 추위로 얼어붙으면서 대부분의 큰고니가 당정섬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당정섬 건너편에 위치한 고니전망대를 방문하면 파란 강위로 무리지어 이동하는 고니가족을 쉽게 볼 수 있다.
▲ 팔당댐 상류지역이 이른 추위로 꽁꽁얼자 대부분의 큰고니가 당정섬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당정섬 건너편에 위치한 고니전망대를 방문하면 파란 강위로 무리지어 이동하는 고니가족을 손쉽게 관찰할 수 있다.

1980년대 골재 채취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자연적 퇴적작용으로 다시 커지고 있는 당점섬은 서울도심에서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수백 마리의 고니떼가 비상하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관찰 할 수 있는 한강유역 최대 철새도래지이다.
▲ 겨울 햇살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강물 위로 큰고니 가족이 여유롭게 유영하고 있다.
▲ 여름철새인 물총새가 번식지로 떠나지 않고  당정섬 인근 산곡천 어도에서 먹이사냥을 하고 있는 모습이 티티씨뉴스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은 "먹이가 공급되고 쉼터가 마련되면서 텃새화 된 것"이라고 말한다.
▲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서정화 씨가 당정섬 건너편 자갈 둔덕에 큰고니를 비롯 겨울철새들의 먹이인 밀을 뿌려주고 있다. 푸른교육공동체와 하남시는 주2회 고니가 좋아하는 고구마를 비롯해 이들이 번식지로 돌아가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먹이공급을 하고 있다.

당정섬 겨울철새 동시 센서스 조사
▲ 가창오리(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하남시환경교육센터와 푸른교육공동체는 지난 2021년 12월 30일 팔당댐에서 미사대교(선동습지)까지 하남 당정섬 겨울철새 동시 센서스 조사를 통해 52종 4,548마리의 조류를 확인 했다. 특히 팔당대교 주변에서 큰고니가 최대 646마리 확인되었다. 1994년 26마리가 확인된 이후 지속적으로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 원앙(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매년 평균 300~400마리가 확인 되고 있었으나 올해 가장 많은 646마리가 확인 되었고 전체 종수와 개체 수 역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타 지역의 개체 수 감소가 되고 있는 것에 비해 하남시 한강 주변은 종수와 개체수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성이 요구된다.

이번 겨울철 철새 센서스를 진행한 서정화(59)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은 “수도권 한 복판에 이렇게 많은 큰고니가 찾아오는 것은 푸른교육공동체와 하남시가 10여년부터 꾸준히 큰고니를 위해 먹이를 제공 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면서, 생태의 보존과 자연보전은 “지역 환경단체와 지자체(하남시)가 지속적인 서식지 보전과 보호 활동을 통한 거버넌스 차원의 유기적 협업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 호사비오리 암수, 검은머리깃이 수컷이다. (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이번 개체 수 조사에서는 큰고니 외에도 멸종위기종1급으로 참수리를 비롯해 흰꼬리수리, 호사비오리, 큰기러기, 원앙, 흰죽지, 흰뺨오리 등 조사결과 멸종위기종 6종, 천연기념물 6종이 확인되었다.
▲ 흰죽지, 흰뺨오리 (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특히 국내서 3~4마리 정도의 개체만 확인되고 있는 겨울 진객 중 진객인 참수리는 하남시 당정섬과 인근 팔당대교 주변에 매년 찾아와 겨울을 보내는 국내 유일의 참수리 월동지이다.

팔당댐 아래 대포부대
▲ 생태사진가들은 새들에게 가능한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카메라 렌즈는 물론 옷도 군복 차림의 위장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 간혹 오해를 받기도 한다.
“떴다”
지난 1월 4일 오전 10시반 경, 한 사진가의 흥분된 목소리에 잠시 한눈을 팔던 생태사진가들의 카메라는 동시에 강 건너 하늘 위에 뜬 참수리를 향한다. 소위 대포 렌즈로 불리는 400~800mm의 초망원 렌즈의 촛점을 참수리에 맞춘 사진가들은 기관총을 쏘듯 쉼 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 참수리(뒷쪽)와 힌꼬리 수리의 먹이 다툼(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제공)

팔당대교 아래에는 참수리와 흰꼬리수리의 사냥과 먹이다툼을 촬영하기 위해 평일에도 수 십 명의 생태사진가들이 초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설치하고 추위를 견디며 건너편 나무에 앉아 있는 참수리가 먹이 활동에 나서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 멸종위기종 참수리

참수리가 잠시의 틈도 없이 강물 위로 수직하강하자 수십 대의 대포렌즈들도 일제히 강으로 향한다. 참수리가 재빠르게 강준치 한 마리를 낚아채 비상한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참수리가 한발로 물고기를 단단히 움켜잡고 멀리 사라지자 여기저기서 환호와 동시에 한숨이 이어진다. 맹금류는 배가 고프기 전에는 사냥을 하지 않는다. 참수리 역시 많아야 하루에 한 두번 아니면 2~3일 만에 사냥을 하는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 기다림과의 싸움이다.
▲ 한국야생조류협회 김응성(68) 남양주지회장은 “참수리와 흰꼬리수리는 모두 키가 1m에 육박하는 대형 맹금류이다. 멀리 1km 이상 떨어진 사냥감도 파악할 정도로 시력이 뛰어난 이들이 강물에 큰 몸을 내리꽂으며 물고기를 잡아채는 순간은 신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참수리와 흰꼬리수리의 활동영역은 팔당댐과 미사대교 사이 약 8㎞ 구간이다. 이 지역은 팔당댐에서 방류하는 물로 한겨울에도 강가 외에는 얼지 않는다. 강 중간 중간 물 위로 튀어나온 바위들은 새들이 먹이를 먹고 몸을 말리며 쉬기에 적당하다. 게다가 물고기와 어패류도 많아 잠수성 오리와 큰고니, 갈매기도 몰려든다. 이들이 잡은 물고기를 낚아채는 등 팔당댐 하류지역은 맹금류의 사냥터로 손색이 없다.
▲ 짧은 겨울 햇살이 서쪽으로 기울자 황금빛으로 물든 강물 위에서 큰고니 가족이 여유로운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다.

참수리는 세계에서 5천 여 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귀한 맹금류이다. 참수리는 행동이 조심스럽고 예민해 좀처럼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사냥은 평균 하루에 한 번 정도 하는데 잠시라도 방심해 촬영에 실패하면 다음 날을 기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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